주식시장에는 "주도주"라는 것이 있다.

주가 상승을 이끄는 업종 대표주를 이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종목들은 보통 영업실적이 좋은데다 성장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률이 다른 종목보다 앞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도주는 증시 여건에 따라 자주 변하게 마련이다.

몇년을 갈 수도 있고 한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단명하는 경우도 흔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올들어서만 벌써 3번이나 주도주가 바뀌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터넷 관련주->저PER주->반도체 관련주로 시장 매기가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 주도주 어떻게 변했나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먼저 주도주로 부상한 것은 골드뱅크 한국디지탈라인
디지틀조선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인터넷 관련주.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불과 두달새 이들의 주가는 20배 정도 뛰었다.

하지만 5월 중순부터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실적이 미미한데다 미래가치만을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거품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5월중순부터 5월말까지 보름동안 카스 진로발효 등을 중심으로한 저PER
장세가 연출됐다.

조정국면에 접어든 주식시장의 상황과도 맞물렸다.

5월말을 기점으로 코스닥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관련주로 넘어왔다.


<> 반도체주 왜 뜨나

주가는 상대적으로 낮은데 반해 실적이 뚜렷하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 등 반도체3사가 신규투자를 전면 중단한 여파가 이들
회사의 실적으로 그대로 반영됐다.

극히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매출이 20~30% 감소했다.

이익규모도 큰폭으로 줄었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관련 주식의 가격은 올 연초까지만 해도 거의
바닥이었다.

그러나 내수경기가 살아나면서 사정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매출이 IMF체제이전인 96,97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반도체 관련주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올랐다는 점이 투자자의 구미를 당긴 셈이다.


<> 향후 전망

증권전문가들은 반도체관련주의 경우 당분간 주도주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기 실적이 발표되는 7월초까지는 적어도 주가는 현상유지를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주가가 뜀에 따라 액면분할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빛증권 투자분석팀 조상호 부장은 "일부 반도체 관련주의 경우
단기급등으로 인해 기간조정을 잠시 받을 수 있겠지만 반기실적이
발표되는 7월부터는 2차 상승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어떤 종목들이 있나

기라정보통신 아토 필코전자 엠케이전자 아남에스엔티 서울일렉트론
유일반도체 등을 반도체 관련주로 꼽을 수 있다.

기라정보통신은 반도체 테스트보드, 다층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에는 영상전화기 등 통신기기 분야에도 진출했다.

아토는 반도체 장비업체다.

반도체가공에 필수적인 가스공급장치를 주로 생산한다.

지난해엔 적자를 냈으나 매출이 늘어나면서 올해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필코전자는 당기순이익의 사내유보로 재무구조가
견실한 편이다.

지난해는 9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중 거래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반도체용 기초재료인 본딩와이어를 생산하는 반도체 소재업체.

세계시장 점유율이 15%로 일본 미국 업체에 이어 3위다.

아남에스엔티 서울일렉트론 유일반도체등도 꼽을 수 있다.

아남에스엔티는 아남그룹 계열사이다.

서울일렉트론은 반도체장비 제조유지분야에 노하우가 있다.

유일반도체는 부채비율이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흠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