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와 주채권은행간 협의체가 구성된다.

이 협의체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
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일 "구조조정본부와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이 1주 내지
2주에 한번씩 만나 구조조정실적과 현안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각 그룹별로 구성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각 그룹과 협의해 구조조정계획을 달성할 수 있는지
를 정밀 점검하는 것이 주요업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와관련, 최근 한빛 등 3개은행에 검사원을 투입, 5대그룹의 4월
실적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LG그룹이 일부 계획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산매각대금의 입금이 늦어지는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고 관계자는 밝혔다.

대우그룹은 조만간 서울힐튼호텔의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추진상황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5대그룹의 월별 재무개선이행실적이 부진한 곳에 대해선
주채권은행이 이행촉구문을 보내고 계열사대표로부터 이행확약을 받을 것"이
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다시 채찍을 든 것은 잠시 잠복해 있던 "큰 근심거리"가 하나
둘 다시 수면위로 불거지고있기 때문이다.

안팎으로도 기업구조조정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뿐이다.

4월말 정.재계간담회이후 기업구조조정 추진상황을 조용히 지켜본 금감위로
선 다시 고강도 압박작전을 펴는 쪽으로 선회하고있다.

<>진척없는 빅딜 = 빅딜(사업교환)은 말이 나온지 1년이 넘었다.

그러나 반도체빅딜을 빼고는 완결된 게 없다.

삼성자동차문제는 손실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삼성계열사들이 조금씩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내
놓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과 대우는 해법에 이견을 완전히 좁히지 못했다.

항공빅딜은 오는 7일께 통합법인측이 요구하는 금융지원방안이 논의될 예정
이다.

그러나 정부가 F16기를 대당 5천만달러에 사줄만한 예산을 따로 편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5대그룹 구조조정 = 금융당국은 그동안 5대그룹에 대해 엄포만 놨다.

그러나 6월이 지나면 반기실적을 평가해 성적이 나쁜 곳에는 매를 든다는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한빛 제일 외환은행이 "독려방안"을 마련중이다.

여기에는 성적이 나쁘면 금리를 올리는 등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다.

신규사업 진출에도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강봉균 재경부장관과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5대그룹에 "신규진출 자제"를 요
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압박작전은 계속된다.

대우그룹에 대해선 한통프리텔주식매각 등 가시적 성과를 빨리 내놔야 할것
아니냐며 밀어붙이고있다.

현대와는 한라중공업인수문제를 놓고 "그럴 돈이 있느냐"고 다그치고있다.

이같은 압박작전에 청와대 재경부 금감위가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워크아웃기업의 부실화 = 워크아웃기업중 상당수가 부실해져 다시 워크아
웃을 해야 할 처지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지난 3일 이를 진지하게 논의했다.

최소한 20개안팎이 대상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실사중이다.

부도를 억지로 막은 1차워크아웃에 이어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고 출자전환
도 과감히 하는 2차워크아웃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시한넘긴 6대이하그룹과의 약정체결 = 부영 화성산업 대림수산 무림 삼보
컴퓨터 등 올해 새로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6개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시한(5월말)을 넘겼다.

금감위로선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주채권은행은 이들 기업이 내놓는 재무개선계획을 계속 반려하고있다.

금감위가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허귀식 기자 window@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