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대규모 해외주식예탁증서(DR)발행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경제 회복에 대한 해외투자가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볼수 있다.

이번 DR은 주당 55달러(6만5천6백원)에 팔렸다.

국내 주식가격인 5만4천5백원(25일종가)보다 20.4%이상 높은 수준이다.

매각물량도 일본을 제외하고 지난 97년 홍콩에서 차이나텔레콤이 45억달러
규모를 발행한 이후 가장 컸다.

이에따라 매각대금도 당초 정부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17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24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외DR 발행 성공의 요인으로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회복세
를 꼽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침체했던 한국경제가 올해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외국투자가에게 믿음을 줬다는 것이다.

매각을 담당했던 기획예산처 정보통신부 한국통신 등의 치밀한 준비도 한
몫했다.

박종구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식을 팔기위해
시기를 조절했다"며 "해외투자가들이 공기업민영화와 경제구조개혁이라는
한국정부의 방침을 확신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의 해외투자가들 사이에서는 한국통신 DR을 인수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특히 미국 월가의 투자가들의 인수 신청규모는 발행물량의 4배가 넘는 1백억
달러를 웃돌았다.

한 펀드 관계자는 "1억달러 어치를 주문했으나 실제로 배정받은 것은 2천만
여달러어치에 불과했다"며 "한국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데다 통신
산업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통신이 추진중인 구조조정이 매듭지어질 경우 한층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DR인수에는 코리아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스커터 켐퍼증권을 비롯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와 아팔루사 등 한국에 적극적인 투자를 나섰던 주요
헤지펀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 JP모건과 피델리티 템플턴 등 유수한 뮤추얼 펀드들도 한국통신 주식을
대거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경제회복에 대한 이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한국통신의 DR발행 성공은 현재 추진중인 다른 공기업의 DR발행에도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담배인삼공사는 4.4분기때 지분의 10%를 해외DR로 매각한다.

포철도 민영화계획에 따라 지분을 추가로 판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공은 외국투자가가 한국의 공기업민영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청신호"라며 "헐값이 아니라 높은 가격으로 외자유치를
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IMF체제이후 단기차입을 제외하고는 해외자금조달 통로가 막힌
민간기업들에도 한통의 사례는 청신호이다.

IMF이후 민간기업에서 해외DR을 발행한 것은 지난달 신한은행의 4억달러
뿐이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한국 대표기업들은 신규 발행을 아직
못했다.

기본적으로 기업경영이 좋아져야 DR발행도 가능하겠지만 국제사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만큼 직접 금융을 통한 해외자금조달이 훨씬 쉬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국통신의 정부지분은 59%로 낮아졌다.

정부는 연말까지 15%의 지분을 넘기는 조건으로 해외 통신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제휴협상도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