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 중앙대 경제학 교수 >

한국경제신문이 더 읽기 쉽고 더 찾기 쉽게 지면 개혁을 단행한 지 1 주일이
지났다.

2개의 별지섹션이 추가되고 기존의 면도 대폭 개편되었다.

전체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많이 늘었고 읽기도 한결 편해졌다.

2면에는 기업명 색인까지 수록되어 특정기업 관련기사 찾기도 훨씬
쉬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몇 가지 미진한 점이 남아있다.

우선 1면을 보자.

신문 1면은 그 신문의 간판이다.

그날의 기사를 되도록 많이 압축하여 넣어야 한다.

하단광고는 불가피하다고 하여도, 박스형태의 알림난이 너무 자주 1면에
실린다.

지난 주만도 3차례나 실려 아까운 지면을 차지했다.

이들로 인해 기사면적도 줄지만 품위도 떨어진다.

인터넷 시대의 독자들은 뉴스를 사이버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접한다.

인쇄된 신문지면에서는 단순한 뉴스보도보다는 뉴스의 분석.해설 및 다양한
의견.주장을 알리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오피니언면을 매일 2개면으로 늘린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이다.

기존의 다산칼럼에 더하여 한경시론 및 월드투데이가 추가됐다.

기존 다산칼럼에서는 장기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관한의견을, 한경
시론에서는 당면한 경제현안에 관한 의견을 싣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18일자를 보면 다산컬럼에서는 경제정책에 대한, 한경시론에서는
대기업상에 관한 의견이 피력되어 있다.

다산 칼럼과 한경시론의 차이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두 오피니언란의 차별화가 바람직하다.

살아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독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독자면의 중요도는 그만큼 커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독자면은 1주일에 한번밖에 안 실린다.

그나마 19일자의 독자면을 보면 한 대학교수의 부채비율축소에 관한 논고가
3분의 1이나 차지하였다.

이같은 전문적인 논고는 앞의 오피니언면으로 옮기고 이곳에는 일반독자의
제언을 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독자면의 여론 광장을 보면 정치.사회 문제에 관한 투고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에서는 경제문제에 관한 일반독자의 의견을 이 게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문 배열을 보면 오피니언면은 8면과 9면에 있는 반면 독자면은 34면에
위치해 있다.

독자의 투고도 기본적으로 오피니언이다.

따라서 독자면을 앞부분으로 옮겨 오피니언면과 연계시키는 것이 좋다고
본다.

지난주 개편된 한경지면에서 뭐니뭐니해도 기존의 먼데이 머니에 이어
사이버와 주말판 등 3개 섹션체제는 언론이 변화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 하다.

특히 한경이 국내언론 중 처음 시도한 수요섹션 ''THE CYBER''는 독자의 입장
에서 매우 환영할 일이다.

19일자에 첫선을 보인 "THE CYBER"에서는 인터넷 주식투자, 컴퓨터구입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를 상용하는 젊은 독자들에게는 매우 유익하다.

이들 계층의 주요 관심사는 인터넷관련 정보이다.

그러나 이를 다루는 네티즌면이 아쉽게도 전체 11면중 1면밖에 없었다.

네티즌면을 확충하여 유용한 인터넷 사이트를 많이 소개했으면 한다.

네티즌 독자들이 사이트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네티즌 사이트 독자난
을 신설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신설된 "주말을 즐겁게" 섹션에서는 여행, 레저스포츠, 문화, 쇼핑 등
다양한 여가선용 활동 가이드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영화면에는 최근 개봉작에 관한 자세한 해설기사가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다.

그러나 영화 한 작품 소개에 너무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평은 짧게 하고 신작 비디오 소개를 늘리는 것이 주말을 집에서 보내는
많은 독자들에게 유익하다.

지난 주 주요 뉴스중의 하나는 미국의 통화긴축 가능성이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될 경우 즉각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을 천명하였다.

20일자 3면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에
관한 분석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경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강조됐다.

엔화 약세와 국내 외국인 자금이탈로 경기둔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심지어는 5대 그룹의 부채비율축소도 완화하여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인용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분명히 우리경제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렇다고 경기부양책이 유일한 대책인 것처럼 기사화하는 것은 균형감각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리인상으로 미국경제가 위축되면 우리 수출이 감소될 우려가 크다.

그런데 여기에 경기부양책을 쓰면 수입이 증대되어 우리 경상수지는 더욱
악화되고 구조조정은 늦어지게 된다.

그러면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까지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책의 논의에서는 경기부양책과 안정화정책의 상반된
의견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같은 날 22면의 금주의 테마경제에서도 미국 금리인상의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신문들이 그렇지만 한경도 관련기사들이 여러 면에 걸쳐 게재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관련기사 표시가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

< 필자 약력 >

=<>52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석.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