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에 이르렀던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이 IMF 여파로 생산이 국산품은 12%,
수입품은 무려 56%나 줄었다.

수입품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외제 화장품이 국내 시장에서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화장품 대량 생산국에 비하면 훨씬
뒤지지만 세계 8위권의 규모로 성장했다.

국제 경쟁을 겨냥해 R&D에 투자를 강화한 결과 세계 유명 화장품회사들도
놀라는 신토불이 신미용 원료를 개발하는 등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화장품은 미용감각이 바뀌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과거의 단순 상품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품개발과 수요충족을 위해 제도상 변화가 따라줘야
한다.

현재 화장품산업에 관계되는 법률은 약사법에 묶여 있다.

화장품 생산이 적었으며 일상 생활에서도 화장품 사용이 미미했던 시대와
달리 국제화시대를 맞아 이제는 다양한 외제 화장품이 백화점의 주요 매장을
점령하고 일반 점포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런 마당에 화장품 산업을 지도육성하고 관리해야할 독립법인 화장품법은
아직도 국회에서 몇년째 잠자고 있다.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여기에 상응하는 법률의 뒷받침과 정부의
신속한 행정력, 업계의 기술개발과 경쟁력 향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발전으로 오늘의 부를 유지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 자국산 화장품은
전체 시장에서 단지 수%에 불과하고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화장품 선진국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세계시장에 팔고 있는 프랑스는 패션 상품, 주류,
화장품 등을 국책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적극적으로 수입업자를 찾아주는 세일즈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세계 8위의 화장품 시장을 갖고 있는 국가에서 화장품법 하나 없는 우리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수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화장품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화장품 산업이 국책
산업으로 새로운 세기를 맞게 되기를 국회와 정부에 간곡히 당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