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시아 경제계 지도자회의(인인회의:neighbor"s forum)가 8,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아시아 경제와 새 천년"을 주제로 한 이 회의에는 김우중 전경련 회장
(대우 회장) 이마이 다카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신일본제철 회장) 등 11개국
20여명의 경제단체 대표들이 참석한다.

각국 민간경제계 대표들은 이 회의에서 아시아 경제를 조기 정상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8일 회의에서 발표될 김우중 회장의 기조연설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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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외환위기로 침체된 아시아 경제의 역동성을 조기에 회복시켜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0여년간 개방과 자유화를 지향하는 세계경제의 이상을
수용하면서 유례없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 개방화와 자유화의 물결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
대비가 철저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특히 제조업을 근간으로 경제성장의 기틀을 다져온 아시아 각국은 급속히
진행되는 금융시장의 세계화 추세에 적절히 대응할 준비를 미처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다.

지금까지 각국의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로 아시아 경제는 상당 수준 회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에 우선하는 최근의 추세는 강한 생산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경제의 미래를 생각할 때 여전히 우려스럽다.

따라서 그간 아시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무역과 투자의 활력을 회복
하기 위해서는 통화가치의 안정을 포함한 아시아 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매우 긴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금융위기는 한 나라의 위기가 결코 당사국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경제적 연계관계가 높은 국가간에 상호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진국 중심의 지역주의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아시아 기업간의 상호보완적인 협력구도가 구상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역내 무역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던
아시아 경제권의 특성상, 아시아경제의 위기극복은 국제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과 역외수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역내교역 활성화와 투자 확대 또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을 개별국가 차원에서 진단해 볼 때, 어느
특정부문의 문제라기 보다는 정부나 기업,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매개
하는 금융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경제만의 문제라기 보다
세계경제에 내재하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가 아시아를 통해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초기단계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체제를 포함한 국제경제
질서 전반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경제의 공영을
위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도 아시아 고유의 문화적 가치가 서구적 시장경제에
발전적으로 융합될 필요가 있다.

각 지역의 역사적 환경과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치 않은 국제규범의 획일적
인 적용은 오히려 세계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시아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아시아 경제는 21세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역내 국가간 선의의 경쟁과 전략적 공조가 전제된다면 아시아경제는 다시
한번 주목받는 세계경제의 한 축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