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 삼성투신운용 주식팀장 >

98년 하반기 이후 진행되는 한국 주식시장은 시장참가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급격한 변화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때로는 당혹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을 정도다.

현재 시점에서 향후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기적인 흐름속에서 장단기를
구분해 전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보여진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단기적으론 종합주가지수 500에서 시작한 이번 상승추세
는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인 추세는 몇가지 전제조건의 변화가 없는한 여전히 상승추세
를 이어갈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지수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속히 올라 가치측면에서 적정주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투신운용 리서치팀의 분석에 의하면 주요 종목들의 EV/EBIDTA와
PER(주가수익비율)등 투자지표들이 과거 추세선상의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주가수준이 기업의 내재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지표다.

둘째 정부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정책당국은 증시의 상승이 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해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고 생각한다.

원활한 기업구조조정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촉진하고 자산효과를 통해
내수를 진작시킬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급속한 금리하락및 증시상승으로 원화가 급속히 절상돼 수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상보다 경기지표가 높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성향의 증가로 인플레 압력의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런 변수가 한국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고 최근 정부보유지분 매각및 콜금리보다
높은 RP(환매채)지원금리 책정등의 정부시각 변화에 대한 신호를 금융시장에
던지고 있다.

이런 정부 시각의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나
단기적으론 유동성 장세로 상승한 일정 부분을 조정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단기적인 조정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의 장기적 전망은 몇가지
위험요소를 극복한다면 여전히 낙관적이다.

첫째 금융시장내 대체투자 수단간 패러다임의 변화다.

최근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한 금리 하락및 99년 기업 수익성 호전으로
Yield-Gap이 축소돼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이 발달한 선진국 금융시장의 경우 기대 주식투자 수익률이
리스크프레미엄 만큼 채권수익률보다 높은게 정상이다.

그러나 과거 한국시장은 이와 반대되는 현상을 보여왔다.

따라서 금융시장내 자금이 주식보다는 확정수익상품에 편중되어 왔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변화로 한국금융시장도 선진 금융시장의 모양을 닮아가고
있다.

그 결과 빠른 속도로 금융시장내 자금이 확정수익 상품에서 주식관련
투자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투신 수탁고 대비 주식형 상품의 비중이 약 8% 내외로 증시활황기였던
80년대말의 50%보다 현저히 낮은 상태다.

90년대 중반의 30%보다도 낮은건 물론이다.

따라서 자금의 주식시장으로의 이동은 보다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펀더멘털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금리하락 유휴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한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매각 등을
통해 99년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은 매출액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비용구조의
건전화를 통해 향상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경영패러다임이 아직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IMF사태이후 부채조달을
통한 생산설비의 확장 등 투입확장형에서 EVA(경제적 부가가치)등 수익성을
중시하는 부가가치형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현 시점에서 인플레 압력에 따른 정부 통화정책의 변화,
금리상승, 구조조정의 지연,미국 증시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세계경제의
위축, 부의 편중심화에 따른 사회적 동의체제의 붕괴 등 증시내 예상되는
위험요인들의 변화를 정확히 분석하고 판단하는 작업이 장기적인 증권시장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