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홈페이지 이름 하나, 열 직원 안부럽다"

인터넷이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활동의 핵심적인 축으로 자리잡은 디지털
광속경제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인터넷 주소(도메인)를 잘 만들어야 한다.

사이버 공간의 고객(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쉽게 찾아올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에서 손님이 많이이 찾아들도록 하려면 목좋은 곳에 점포를 내고
간판을 눈에 잘 띄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도메인 이름이 바로 점포위치와 간판의 노릇을 한다.

좋은 도메인 이름을 하나 가지고 있으면 수십, 수백명의 영업사원을 두는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업체인 LG텔레콤의 홈페이지 주소는 lg019.co.kr이
다.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019(LG텔레콤 식별번호)가 들어있다.

이회사 영문 이름을 딴 lgtel.co.kr 외에 이 사이트를 별도로 만든 것은
도메인 이름이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패션양초를 만드는 티타임이란 회사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키로
하고 이름을 candle.co.kr로 지었다.

"일반인들이 인터넷 주소만 보고도 홈페이지 내용을 알수 있도록 해야 한다"
는 인터넷비즈니스컨설팅업체 DBdip(whois.co.kr) 이청종 사장의 권유를 받아
들인 것이다.

인터넷에서 쓸수 있는 이름은 제한이 돼있다.

현실세계에서는 같은 이름의 개인이나 회사가 수없이 있어도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에서는 같은 이름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이버 공간에서는 좋은 이름을 먼저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또 좋은 이름은 대부분 이미 등록돼있다.

이미 등록돼 있는 좋은 도메인 이름은 수백만달러에 거래되기도 한다.

석세스월드가 운영하는 봉이김선달(www.bongikimsundal.co.kr)사이트에는
현재 computer.com 도메인 이름이 매물로 나와있다.

가격은 50만달러.

이 사이트에서는 또 car flower등과 같이 알기 쉬운 단어가 들어있는
도메인 이름은 50만~2백만달러에 거래된다고 소개돼있다.

이회사 변상신씨는 최근 coupon.com이 2백20만달러에 팔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컴팩이 인터넷 검색서비스에 사용하기 위해 사들인 altavista.com의
값은 무려 3백35만달러에 이르렀다.

좋은 이름을 차지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도 많다.

가장 흔하고 인기도 높은 것이 숫자를 사용해 성격을 보여주는 방법.

04(전기 토목등의 공사)나 09(공동구매)가 널리 알려져있다.

세일즈맨이나 개인사업자들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도메인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하나는 특정한 의미를 지닌 국가도메인을 사용하는 것이다.

to as nu cc등이 주로 쓰인다.

to는 퉁가의 국가도메인을 나타내는 것으로 "에게"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때문에 hankyungje.cee.to(한경제씨에게)와 같은 도메인 이름으로 제격
이다.

as(미국령 사모아)는 애프터서비스업체, cc(코코스 아일랜드)는 골프장등
골프관련업체에 인기가 높다.

이처럼 도메인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도메인 이름짓기를 도와주는 전문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DBdip이나 석세스월드 인터넷플라자(internetplaza.co.kr)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회사는 도메인 컨설팅을 비롯해 도메인등록, 도메인 매매알선,
홈페이지제작, 기업이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법까지 자문해준다.

DBdip 이 사장은 "인터넷 비즈니스도 모든 것을 유저의 입장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따라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출발점인 도메인 이름을 이용자가 쉽게
기억했다가 언제든지 찾을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music(음악) movie(영화) lowest(최저가격)처럼 널리 알려진
단어를 사용하고 같은 일반명사를 사용하고 재미있는 내용이면 한번만 들어도
금방 기억되도록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SOHO사업자들은 회사이름을 과감히 버리라고 충고한다.

아무리 좋은 회사이름이라도 사이버 세계에서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작은 골목옆의 구멍가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keddy@ked.co.kr http://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