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지(P&G)와 킴벌리는 생활용품 분야의 양대 거인이자 세계시장에서
영원한 라이벌.

양사는 한국에서도 팽팽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을 밀어낸지는 오래고 대다수 품목의 시장점유율에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화장지 종이기저귀 생리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는 공격경영이다.

외국계 기업은 수익성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 양사는 수익성 못지 않게 시장점유율에도 무척 신경을 쓴다.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킴벌리는 일찌감치 한국에 진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태.

70년대초 유한양행과 합작으로 유한킴벌리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진출한 뒤
크리넥스 코텍스 등 친근한 상표로 뿌리 내렸다.

거의 대부분의 제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덕분에 "화장지=크리넥스"라는
지명도까지 얻었다.

유한킴벌리는 올 사업계획을 짜면서 모든 품목의 시장점유율을 5%포인트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저귀 화장지 미용지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유한킴벌리 측이 밝힌 시장점유율을 보면 기저귀는 51.2%로 절반을 넘는다.

2위보다 3배 많은 것.

화장지 역시 30.6%로 10%포인트이상 격차를 두고 있다.

미용지는 37.6%로 더블스코어.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생활용품소비가 20%가량 줄었음에도 매출이 5% 신장한
4천5백억원에 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철저한 소비자욕구조사와 이를 바탕으로한 한국적인 제품개발에서
비롯된다.

마케팅의 초점은 판매에서의 밀어내기가 아니라 자사제품을 사도록 끌어
당기는 것이다.

푸시(push)가 아닌 풀(pull) 전략이다.

이를 위해 자체 시장조사팀을 운용하고 있지만 세계 굴지의 조사기관과
제휴해 시장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경영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품질 생산성 원가 서비스면에서
더욱 차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세계 초일류기업과 이들의 제품을 벤치마킹해 경쟁력있는 신제품을
쉬지 않고 출시한다는 전략도 들어 있다.

문국현 사장은 "본사에서 세계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일지라도 이를
무조건 생산하는게 아니라 한국적 특성에 맞는 제품으로 바꿔 공급하는게
성공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피앤지는 국내에서 한국피앤지와 쌍용제지(97년 인수)를 운영하고 있다.

피앤지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89년.

킴벌리보다 20년가량 늦었다.

일부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일부 제품은 수입 판매하는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불과 10년만에 매출이 5천5백억원으로 뛰어오른 상태.

여기에는 킴벌리에서 취급하지 않는 비누 헤어케어제품 감자칩도 들어있다.

따라서 양사 매출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피앤지 역시 스스로를 첨단경영과 공격경영을 구사하는 기업이라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인 경영을 하는 업체.

이에 힘입어 한국내 매출이 지난해 5% 신장해 킴벌리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특히 쌍용제지 인수로 제품군이 화장지 종이기저귀 생리대로 넓어졌다.

브랜드는 코디 큐티 위스퍼.

한국피앤지는 올해를 제2창사의 해로 선포하고 5년내 국내 최고의 종합생활
용품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네가지 전략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첫째 시너지효과 극대화.

지난해가 한국피앤지와 쌍용제지의 장단점 분석과 기업문화 차이를 조율
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높은 목표, 더 큰 혁신, 빠른 행동이라는 조직 모토를 달성하기 위해
15명으로 문화혁신팀을 구성해 체질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둘째 아시아 생산기지로서의 역량강화.

한국피앤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종이기저귀의 75%이상인 8백억원 가량을
아시아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 7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올해 1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종이타월
생산기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셋째 최고품질의 신제품 출시.

기저귀 발진을 줄이는 획기적인 종이기저귀를 상반기중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시장에 소개하지 않았던 홈케어 식품 세제 의약품도 연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선진유통체계구축.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체계 확립을 위해 올 1월부터 오픈프라이스제를 도입
했다.

최종 판매업자가 판매가격을 정하고 표시하는 제도다.

제조업체는 유통업체에 동일한 가격으로 납품하고 유통업체는 자율경쟁을
통해 가격을 책정해 선진유통체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