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패턴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명승지를 둘러보는 수준에서 벗어나 "테마체험형" "쇼핑형" "실버형"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여행의 새흐름은 관광선진국에서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테마체험형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정보화가 진척되면서 관광객들이
자연을 감상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체험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테마체험형여행은 패키지관광시대가 물러가고 개별여행(FIT)시대가 도래함
으로써 활성화되고 있다.

구성원이 단체에서 가족으로 변화하면서 체험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생긴데
따른 현상이다.

쇼핑관광은 교통과 통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쇼핑을 목적으로 나라와 나라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구성의 고령화에 따라 실버형 레저와 관광상품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노인층은 손자 돌보기를 거부하고 탄탄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레저향유의
주요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 테마체험형 관광 =생태관광, 문화체험, 레포츠관광 등이 큰 흐름이다.

생태관광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여행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탐험, 탐조여행등도 각광받고 있다.

남극과 북극여행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갖 거북이들이 모여 있는 말레이시아 터틀아일랜드는 이제 명소가 됐다.

뉴질랜드에서는 헬기로 고래를 따라가는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영화 "쥬라기공원"의 촬영장소였던 코스타리카는 문화체험형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거기 가 봤다(I was there)형"이다.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나 "정동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마찬가지.

여행객들은 현지에서 잠시 영화속의 클린트이스트우드나 고현정이 돼 보는
감상에 젖는다.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서의 말타기, 싱가포르와 이탈리아에서의 요리만들기,
일본에서 일일 스튜어디스체험 등도 인기있는 체험형 관광상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자기빚기, 죽염만들기, 차만들기, 밤줍기, 된장담그기
등에 예전보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

레포츠체험으로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즐기는 스키투어가 대표적
상품으로 꼽힌다.

태국 필리핀 등지로 가는 골프투어도 비슷한 유형의 관광상품이다.

서구에서는 스켈렉턴(뼈대)타입의 여행상품이 인기다.

항공편과 호텔에다 기본여행코스나 레포츠 1가지만 추천하는 방식이다.

일부 여행사들은 최근 패키지상품에 "깜짝파티체험"을 끼워넣고 있다.

기존여행지만 돌아보는 방식으론 더이상 기억에 남는게 없기때문이다.

<> 쇼핑형 =싱가포르 창이공항나 홍콩 첵랍콕공항, 영국 히드로공항 면세점
에는 주말에 쇼핑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 공항은 허브(중추)공항을 중심으로 쇼핑관광이 활성화되는 추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영종도 신공항이 개통되면 공항면세점으로 쇼핑하기 위해 오는
동남아와 일본인관광객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서울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등 재래시장에는 옷을 사기 위해, 도쿄
요도바시 등 전자제품상가에는 카메라 등을 사기위해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건강과 미용여행도 새로운 흐름이다.

국내에서 사우나 찜질 발마사지 등을 즐기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

재미교포들은 쌍꺼풀수술을 위해 한국에 오기도 한다.

미국인들은 치아수술을 받으러 쿠바로 가고 있다.


<> 실버형 =서구에서는 장기체류형 레저시설에서 여유있게 즐기는 여행패턴
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의료시설과 휴양시설, 노인전용 헬스클럽 등을 갖춘 경우가 많다.

여행지로는 기후변화가 적고 온화한 곳을 많이 찾는다.

또 완만한 경사도의 노인용 골프코스와 요양 주거기능, 레포츠시설을
겸비한 실버타운들도 대거 건설되고 있다.

노인층이 즐기는 크루즈상품은 더욱 인기를 끌 전망.

최근 초대형 크루즈선이 등장해 구간을 쪼개 상품을 판매한다.

세계일주상품이라도 한국~일본 구간만 타는 방식이다.

크루즈가 부유층전유물에서 중산층으로 보편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