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4차원 영상으로 본다"

마치 투명한 물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인체의 피부를 투명하게 해
환자의 몸안을 입체적으로 훤히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이같은 꿈은 인류 역사이래 의학계의 커다란 숙제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인체의 내부를 보는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그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입체적인 3차원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이미 등장한데 이어 심장의
박동과 근육의 움직임같은 인체내의 변화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4차원
영상기술까지 나오고 있다.

인체의 4차원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의학 기술의 혁명을 가져올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과학잡지 뉴턴은 4월호에서 최신 의료용 영상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인체 4차원 영상기술"을 자세히 소개했다.


<> 인체 영상기술의 발전 =의료계에서는 근대이후 X선 사진과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 MRI(핵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 기술을 통해 생체를 마치
둥글게 잘라낸 단면으로 만들어 볼수 있는 방법을 널리 사용해 왔다.

2차원 영상으로 불리는 이같은 방법의 등장은 의학계의 진단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성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차원 영상기술은 곧이어 입체구조를 가진 인체를 그대로 재현해
내기 위한 의료용 3차원 영상기술로 대체됐다.

3차원 영상기술은 CT와 MRI 등을 사용해 인체를 단층 모양으로 만들어 체내
정보를 컴퓨터상의 가상공간에 쌓아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사용해 인체를 모양 그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도 그 영상자체로는 의학적 가치가 별로 없다.

문제는 CG기술을 이용해 생체의 구조와 변화를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4차원 영상기술이다.


<> 4차원 영상기술의 원리 =3차원 입체영상에 인체의 시간적.공간적인
정보를 정확히 취합해 충실히 반영시키는 것이 의료용 4차원 영상의 가치를
결정한다.

예컨대 심장의 박동, 근육의 이완과 수축운동 등을 가상의 공간에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이다.

또 생체로부터 얻은 골격의 모양에 실제 근육과 똑같이 작용하는 골격근을
장착한 뒤 각 근육의 활동을 그대로 모니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체의 어디를 보더라도 생명활동은 시간적.공간적인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

인체의 이같은 3차원 구조의 동적인 변화를 리얼타임으로 표시할 수 있는
것이 4차원 영상의 조건이다.

4차원 영상을 이용하면 인체의 변화를 어떤 방향에서도 자유롭게 관찰할 수
있다.

가상공간의 4차원 영상에 방사선을 조사한 시뮬레이션 기법을 사용해
실제의 인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X선과 같은 영상을 자유로운 방향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4차원 영상은 데이터 응용범위가 아주 넓다.

의료분야가 대표적이다.

최근들어 의료용 4차원 영상은 특히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버추얼 리얼리티(Virual Reality.가상현실)는 4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핵심
이다.

의료용 4차원 영상을 정보량으로 환산할 경우 데이터량은 엄청나다.

그 많은 데이터를 인간이 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기 위해서 버추얼
리얼리티는 좋은 도구인 셈이다.

의료용 버추얼 리얼리티 분야에 있어 가장 첨단적인 응용사례의 하나가
바로 "버추얼(가상) 수술시스템"이다.


<> 버추얼 수술 시스템 =이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실제 환자의 수술에
앞서 가상공간의 4차원 영상에서 환자의 몸을 수술해 본후 가장 좋은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우 어려운 수술이더라도 4차원 영상을 사용해 숙련될때까지 연습하는게
가능하다.

이는 환자의 신체구조와 변화를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 의료용 4차원
영상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4차원 영상을 이용해 수술하는 과정의 예를 들면 이렇다.

수술을 진행하는 의사는 머리에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쓰고 손에는
장갑형의 인터페이스 장치를 착용한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환자의 신체구조와 작용이 가상공간을
통해 속속들이 보여진다.

이때 공간에 떠있는 환자의 4차원 영상은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쓴
의사만 볼수 있다.

의사는 가상공간에서 마치 실제처럼 수술을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같은 버추얼 수술시스템은 젊은 의사들의 교육에도 커다란 위력을 발휘
한다.

특히 현재 개발중인 시스템에서는 "포스 피드백(force-feedback.역각제시)"
으로 불리는 장치를 손에 장착해 실제처럼 장기의 부드러운 감각을 느끼며
수술을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기법도 가능하다.

더욱이 이같은 4차원 데이터는 어디서나 공동으로 이용할수 있다.

예컨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의사들끼리 통신회선을 통해 버추얼 기술을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A지역에 있는 환자를 B지역에서 수술하는 것이다.

조만간 세계의 의료기술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대규모의 고차원
데이터베이스센터가 각국에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의학계에서는 초고속 3차원 CT 등을 이용해 생체의 4차원 데이터를 얻는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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