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앞둔 국내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고품질"과 "원가절감"으로
요약될 수 있다.

보다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얼마나 싼값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는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의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오는 2000년 세계적으로 1천만~1천5백만대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선진 카메이커들은 "보다 좋은 자동차를
보다 싼값에 파는 방안"을 고안해내는데 혈안이 돼 있다.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포드의 볼보 인수 등 대규모 M&A(인수
합병)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신차 개발에 따른 비용을 줄이면서 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품질"과 "비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미래 생존여부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 2원화 체제 조기 정착 =현대와 대우자동차간의 2원화 체제가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현대로서는 기아자동차 인수에 따른 조직 전반에 대한 통합 작업이
급선무다.

여기에는 생산시설 및 제품 연구부문 부품업체 판매 정보시스템 노사관계
등이 망라된다.

또 대우로서도 쌍용자동차 인수후 쌍용의 조기 흑자구도를 실현해야
하며 삼성자동차의 인수도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대우 양사간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 두 회사의 부품 공용화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신기술 개발에 따른 중복투자를 최소화해 양사의 원가절감과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병호 대우자동차 사장은 최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 취임 일성으로 "세계
경쟁을 위해서 국내 업체간 부품 공용화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현재
양사간 이에대한 협의가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대표적인 출혈경쟁 사례인 무이자할부판매
등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영석 한림대 교수는 "해외 업체와도 협력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간
협력은 2사 체제하에서 더욱 쉬워졌다"며 "업체간 협력은 이제 하면 좋은
단계가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절박한 실정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부도 업계의 중복투자를 근본적으로 지양하고 업체간 경쟁과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일관된 산업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화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자동차수출 증대, 현지생산 및
경영 등 세계화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이 유망한 해외 신시장에 대한 개척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판매거점의 제품.부품의 수주 및 발주, 물류 등에 관한 정보를 전세계
온라인 정보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정보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
하다.

전 세계적인 흡수합병 바람에 맞서 국내 업체들도 세계적인 업체와
자본이나 기술 등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 싸구려 차로는 안된다 =최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자동차 특집면의
1개면 전체를 할애, 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 소개 기사를 실었다.

"싸구려 탈 것"이라는 기존 한국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일본차에
필적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 전망을 밝게해주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의 기술 수준은 아직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 메이커에
비해 다소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기존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솔린.전기 겸용의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의 양산에
착수할 정도로 앞서 나가 있다.

차체나 디자인은 "콤팩트"하지만 내외장 편의사양이나 안전장치는 최고급
수준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서도 미래 신기술 개발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첨단 카일렉트로닉스(전장품)분야의 신기술 개발이 급선무다.

차량 충돌 자동경보장치, 졸음운전 방지 장치, 내비게이션 시스템,
차안에서 세계 어디든지 리얼타임으로 통신할 수 있는 차내 광LAN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함께 수입선 다변화 해제에 따라 일본 메이커들의 본격 진출에 대비,
애프터서비스 할부금융제 등 고객 불편사항에 대해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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