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를 모르고 주식에 투자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잘 나가던 주가가 프로그램매매란 괴물을 만나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11일 주가지수선물 만기일에 주가가 하루종일 출렁인 것도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프로그램매매에 따라 하루 거래 대금이 많을 때는 3천억원을 넘는다.

국내 기관투자가중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하는 투신사의 매매 비중보다
높다.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프로그램매매로 인한 "사자"금액은 모두
7천6백억원이었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가 530에서 600대로 올라선 것도 프로그램 매수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프로그램매매
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로그램매매란 사람이 직접 매매주문을 내지 않고 컴퓨터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주문을 낸다고 해서 붙여진 말.

증권사등 기관투자가들이 선물과 연계해 무위험 수익을 얻는 차익거래가
주로 이같은 형태로 이뤄진다.

차익 거래는 주가지수 선물과 현물주가(KOSPI200 지수)간의 가격차를
이용하는 매매방법이다.

선물을 팔고 동시에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프로그램매수)와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거래 두가지가 있다.

선물 만기일에 선물지수와 현물지수가 같아진다는 원리를 이용해 현재시점
에서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파는 식이다.

현물은 싯가비중이 높은 대형주로 구성된다.

20~30개정도다.

2백개 종목으로 이뤄진 KOSPI200지수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프로그램매도가 나올 때 20여개의 대형주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와
주가를 끌어내리게 된다.

프로그램매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종목은 한국전력 한국통신 포철
삼성전자 한빛은행 등 싯가비중이 높은 대형주다.

그러나 프로그램매도로 인한 대형주의 하락은 종합주가지수 전체를 떨어뜨려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수 있다.

프로그램매매 동향은 선물가격 추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물지수가 현물에 비해 고평가 또는 저평가될 때 프로그램매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이 확대될 때 대량으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보통 괴리률이 2%정도일 경우 프로그램매수가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대로 괴리율이 줄어들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 프로그램매도에 의한
"팔자"주문이 쏟아진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현물시장 동향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의 움직임도 함께
체크하면서 매매 타이밍을 정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