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2차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

외국인의 "한국 사모으기(Buy Korea)"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투신 등 기관들도 "내다팔기"를 그만드고 조금씩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정종렬 신영투신 사장은 "현재의 증시 상황이 지난해 10월이후의 모습과
닮았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10월이후가 1차 상승기라면 현재는 2차 상승기라 불러도 무난하다는
게 주식시장 주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주가 상승기를 맞아 새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어떤 종목을 사야할 지 고민이 많다.

대세 상승기라고 해도 떨어지는 종목이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화학이나 아남전자 등 일부 기업이 워크아웃에서 제외되면서 "퇴출"
악령이 되살아났다.

전문가들은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을 우선 눈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재무구조 우량기업은 또 금융비용 부담이 낮아 수익성이 높아진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의 실질 금리부담은 연 10%를 웃돈다.

중견 중소기업은 연 15%이상의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릿수에 진입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이같은 저금리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연 20%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된 작년 상반기중 빌린 돈이 많은 기업일수록
저금리에 따른 메리트가 그만큼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채가 줄거나 그 비율이 낮은 재무구조 우량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재무구조를 파악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지표가
부채비율이다.

총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지만 현재 국내시장에선 2백%이하면 괜찮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에서는 지난해말 현재 미래산업 케이씨텍 신도리코 동아타이어
한국단자 새한정기 한섬 등이 30%미만의 부채비율을 기록, 재무구조 우량기업
으로 분류되고 있다.

부채비율 감소율도 참고할 만하다.

지난해 한솔 중앙제지 크라운제과 한화에너지 범양식품 롯데삼강 우성건설
등이 무려 2천%포인트 이상 부채비율을 낮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진 회사에 대해 자본금이 실제
늘어났는가를 면밀히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린 회사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매입 당시의 가격과 차액을 재평가 적립금으로
자본으로 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돈의 유입은 전혀 없이 장부상으로만 재무구조가 나아지게 된다.

<> 부채가 줄어든 기업 =부채비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부채의
실제 증감을 따져보는 것이다.

자본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부채를 줄이는 게 진정한 재무건전성
향상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부채가 많이 줄어든 회사로는 삼성전자(3조4천2백억원) 대한항공
(1조5천5백억원) 삼성물산(1조3천7백억원) 현대건설(9천8백억원)
SK(9천7백억원) 삼성중공업(8천4백억원) LG화학(7천7백억원)등을 꼽을 수
있다.

<> 현금자산이 늘어난 기업 =현금자산이란 현금 예금과 함께 CD(양도성
예금증서) CP(기업어음) 단기채권 등 자금시장에서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은 "현금 자산이 많은 회사는 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도 용이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엔 포철이 현금자산을 1조원 정도 늘렸으며 SK텔레콤 삼성전관
한솔제지 동부제강 등도 현금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로는 대한알루미늄 한솔 삼화왕관 조흥화학 혜인 한솔화학 비와이씨
유니온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 주당 현금자산과 현금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주당 현금자산은 기업의 현금자산을 주식 수로 나눈 금액이다.

태광산업은 주가 3위에 걸맞게 주당 현금자산이 24만원을 넘고 있다.

대한화섬 SK텔레콤등도 10만원을 웃돌았다.

조흥화학 세방전지 롯데제과 세방기업 삼영전자 미래산업등도 높았다.

전체 자산중 현금자산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이 현금자산 비중이다.

미래산업의 경우 이 비중이 50%를 넘었다.

코리아써키트 경인전자 대한화섬 서원등도 40%이상이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