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주부 박주연(31.가명)씨는 "재테크에 대한 개념이 전무하다"고
고백하며 한국경제신문 먼데이머니팀의 문을 두드렸다.

4천만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는데 하루 빨리 목돈을 모아 내집을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박씨는 결혼 3개월째인 신혼부부다.

1년 두면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철강회사에 다니는 남편 월급으로 어떻게
저축해야 할까.

남편은 보너스가 거의 없이 매월 1백30만원짜리 월급명세서를 전해준다.

박씨는 부업으로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월60만원 정도를 번다.

부부의 월수입은 합계 1백90만원.

그러나 박씨는 아기를 가질 경우 부업을 그만 둘 생각이다.

월수입중 71만원만 생활비로 쓴다.

나머지는 각종 부금과 보험 저축 등으로 들어간다.

출산계획이 있어 1년짜리 세금우대부금(매월 70만워0에 비중을 많이 뒀다.

4월말이면 투신사 수익증권과 신협 저축이 만기다.

어떻게 하면 내집마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까.

A.비과세상품을 최대한 활용

재테크는 현재부터 노후생활까지 포함한 라이프단계에 따라 설계해야 한다.

취업과 결혼,출산과 양육은 물론 주택마련,자녀 입학.교육.결혼,정년퇴직,노
후생활 등 인생 각 단계별로 필요한 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씨 부부의 라이프 단계는 세대형성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목돈을 부지런히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정 규모의 목돈이 생겨야 내집을 마련할 수도 있고 여유자금을
효과적으로 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돈을 모아 나가는데도 세금감면상품을 이용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가입해 있는 비과세가계저축의 불입한도를 꽉 채워 돈을 넣어야
한다.

이자소득세를 한푼도 안내므로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 다음에 여유가 있다면 이자소득의 11.2%만 세금으로 내는 세금우대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박씨부부는 세금우대부금으로 넣고 있는 월70만원을 가능한한 비과세가계저
축으로 돌려야 한다.

4백만원을 넣어 놓은 주택청약예금도 비과세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겠다.

비과세가계저축의 분기별 가입한도가 3백만원이므로 이미 불입한
금액을 감안해 넣어야 한다.

4백만원중 2백70만원은 1분기인 이달중에 불입하고 나머지 1백30만원은
2분기가 시작되는 4월초에 넣으면 된다.

비과세가계장기저축외에 연봉 2천만원이하일 경우 들 수 있는 근로자우대저
축과 신탁도 들고 있다.

이는 계속 유지하도록 하자.신협 저축은 비과세인점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하는게 좋다.


B.보험 포트폴리오를 재검토

박씨 부부는 월수입 1백90만원중 62%인 1백18만6천원을 저축하고 있다.

바람직한 저축비율이다.

하지만 저축액중 보험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7.6%(33만6천원)나
된다.

소득규모에 비해 보험료 지출규모가 많다고도 할 수 있다.

보험료는 월수입액의 6~7%가 적당하다고 본다.

아무리 많아도 1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험의 본질은 보장성이므로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 위주로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보험에 너무 많이 붓다보면 기회비용면에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저축성보험은 가입 후 6~7년을 불입해야 그동안 낸 보험료 원금정도를
찾을 수 있다.

주택마련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연금보험등에 가입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노후생활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괜찮을 수 있다.

젊을 때 가입할수록 보험료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집마련의 목적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저축성보험에
대해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단 보험을 해지하기 보다는 일정기간까지 불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부활시키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을 듯 싶다.

C.내집마련시기는 내년이후로

내집마련의 시기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번 째는 주택 구입 자금의 확보 문제다.

원하는 주택의 구입자금중 80%이상 돈을 모았을 때 주택을 사는
문제를 고려해도 늦지 않다.

따라서 박씨 부부는 내집마련의 시기를 상당기간 미뤄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

대출을 많이 받아서 무리하게 주택을 마련하는 것은 결국 주거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로는 1~2년내에 주택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집 마련을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IMF체제 이후 계속되는 구조조정과정에서 실업률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주택 실수요자의 기반이 취약해진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일정 수준은 회복할 가능성이 높지만
계속해서 금융상품의 투자수익률 이상의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박씨부부는 돈을 좀 더 모은 다음 전세기간이 만료되는 2000년
9월이후에 내 집을 마련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 최명수 기자 me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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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서성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02-776-8197)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