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은 최근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제품을 활발히 개발하고 해외
수출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게임업계의 해외수출량은 1천만달러.

중후장대한 산업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첫 관문을 뚫은 만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지오인터랙티브는 올해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CE용 운영체계(OS)
인 "와이번"에 자사가 개발한 "팜골프"게임을 기본프로그램으로 탑재하는
계약을 맺었다.

윈도CE란 가전제품에 내장된 칩이나 초소형 컴퓨터를 동작시키는데 사용되는
첨단 프로그래밍언어.

국내 업체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세계적인 컴퓨터 OS의 일부로 채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오측은 이번 계약으로 직접적인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홍보효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병기 지오사장은 "윈도CE나 인터넷용 프로그래밍언어인 자바 등 남들이
아직 손을 못대고 있는 분야에 집중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밝혔다.

타프시스템은 작년말 "대물낚시광"이란 토종게임을 미 인터플레이사에
7백만달러의 보장개런티 방식으로 수출했다.

일단 7백만달러를 받고 판매실적에 따라 추가수입을 얻는 방식.이밖에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함께 갖춘 제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PC게임방도 국내 게임시장의 저변을 확대
하는 새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게임 "스타 크래프트"의 인기가 원인이었다고는 하지만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국산 네트워크게임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가 최근의 호조를 전반적인 산업육성의 차원까지 확대.
발전시키려면 게임산업의 세계흐름을 명확히 파악, 우리가 강점을 가진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업체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틈새시장을 찾아라 =게임의 발달형태는 장소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실외(전자오락실)->실내(TV용 비디오게임)->책상(PC)->신체(휴대용 포켓
게임)식으로 발전해 온 것.

기술적으로는 평면적인 2D게임에서 입체적인 삼차원 3D게임으로 다시 여러
가지 매체를 혼합한 복합게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중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은 일단 PC게임과 최근 급성장하는
온라인게임으로 압축된다.

전자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과 TV와 연결해 사용하는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이 규모면에선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분야는 닌텐도 세가 소니 남코 등 일본 대기업이 선점한데다
엄청난 자금투자와 기반기술이 요구돼 아이디어만 가지고 따라잡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따른다.

한국의 게임기술은 아직까지 부가가치가 낮고 PC게임 등 일부에서만 경쟁력
을 가질 뿐 3차원 영상기술, 가상현실, 특수음향효과, 멀티유저 통신게임 등
고급기술에선 선진국과 5년 정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은 "핵심기술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집중 육성
하고 개별업체는 이를 활용한 응용기술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경쟁력있는
틈새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다마곳치"같은 포켓게임기를 특화상품의 예로 제안했다.

무한한 시장잠재력에 비해 적용기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최근엔 비디오게임
PC게임 등 인접분야로 사용범위가 넓혀지는 멀티플랫폼화되고 있어 아이디어
만으로도 승부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주목할 만하다.

매년 전세계 게임광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각종 온라인게임대회에서
한국은 상위권을 독식할 정도로 온라인게임에서도 넓은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 해외업계와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게임의
주종목인 아케이드와 비디오게임을 외면할 수 없다.

한국의 주종목인 PC게임의 경우 불법복제가 심한데다 해외수출시 로열티도
3달러선으로 비디오게임의 10분의1에 그치기 때문이다.

판매량에서도 PC게임은 1백만개 이상 판매하기 힘든 반면 비디오게임에서는
곧잘 밀리언셀러가 나온다.

문제는 아케이드게임에 필수적인 주문형 반도체(ASIC)설계기술이나 비디오
게임의 하드웨어격인 플랫폼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해외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이전을 받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해외 업체나 게임스쿨에 인력을 파견해 기술을 배워오는 방법도 거론된다.

국내 게임업계도 이제는 혼자서 개발하여 배타적인 이익을 독차지하겠다는
편견을 버릴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업체까지 기술개발 생산 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윈윈전략이 한국 게임업계가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다.

< 정리=이영훈 기자 brian@ >

<> 도움말 주신분 =김동현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김병기 지오인터랙티브 사장,
박지훈 KRG소프트 사장,
김영만 한빛소프트 사장,
조경애 LG소프트스쿨 과장,
이미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부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