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시중자금흐름은 지난 1월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중 시중자금은 단기상품으로 몰렸다.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종금사 발행어음등의 수신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들어선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종금사 수신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은행저축성예금이 다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설자금 수요가 있었던데다 안전성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들어 지난 11일까지 은행 저축성예금은 4조3천8백75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한달동안의 증가액 2조9천6백26억원보다 1조4천억원가량 많은
규모다.

은행들이 0.5~1.0%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 팔고 있는 특판 정기예금이
상당액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저축성예금의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투신사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증가세
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단기형 수익증권은 지난 11일까지 2조3천5백58억원 늘었다.

1월 한달동안 증가액 24조2천5백92억원에 비하면 증가속도가 많이 둔화된
수준이다.

주식형 수익증권도 이달들어 1천1백35억원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1월엔 1조5천5백38억원 늘어났었다.

종금사 수신도 이달들어서만 4조2천96억원이 빠져 나갔다.

기업들의 설자금 수요로 CMA(어음관리계좌) 발행어음 어음매출 등 모든
수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금전신탁은 2조2천2백51억원 줄어 감소세가 꾸준히 지속됐다.

증권사의 고객예탁금도 6천4백83억원 줄어 지난 11일 현재 4조3천5백25억원
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단기상품 수신이 주춤해진 원인은 여러가지다.

설자금 수요로 단기자금의 인출이 늘어난 것이 첫번째다.

투신사 수익증권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것도 주된 요인이다.

최근 투신사들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안전성이
뛰어난 저축성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기부동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진정됐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설자금 수요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자금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이번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빛 하나 조흥 외환은행 등의 특판정기예금의 시한이
이달로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성예금에 상당액의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점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