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산업경제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2일 "구조조정, 그
이후에 대한 모색:핀란드 사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행사는 지난 91~93년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핀란드 사례를
통해 기업및 금융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베이코 야스켈라이넨 전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총장과
리스토 다니오 헬싱키 경제경영대학부총장이 각각 금융과 기업분야로 나눠
구조조정 과정과 이후의 상황 변화를 주제발표했다.

또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신평제 교보증권 상임감사가 참석한 가운데 즉석
에서 패널토의도 가졌다.

패널토의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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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틀을 짜는 것보다 새로운 틀에서 어떻게 살아 남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실질적인 금융구조조정은 이제부터다"

"소매금융에 강한 은행이 강자로 떠오를 것이다"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신평재 교보증권 감사는 "구조조정, 그 이후에 대한
모색" 세미나의 패널리스트로 참석해 이런 의견을 내놨다.

조동성 서울대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의는 김 행장과 신 감사가
의견을 개진하면 야스켈라이넨 전 헬싱키경제경영대학 총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김정태 주택은행장 =핀란드의 경우 91~93년 금융위기때 공적자금이
GDP(국내총생산)의 10% 정도를 투입했다.

우리의 경우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70조원선에 이른다고 볼때 20% 수준이다.

또 핀란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6년이 걸렸다.

그러나 우리는 올해부터 위기를 극복하고 새 출발한다는 분위기다.

이처럼 양국이 위기를 맞는 자세과 대처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위기극복에 걸리는 시간 등에서 핀란드의 사례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참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정에 의한 기본적인
은행구조조정작업은 끝났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시장경쟁에 의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제일은행에 이어 서울은행이 매각되면 국내에도 리테일뱅킹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이 촉발될 것이다.

이들 은행을 인수한 선진자본들은 국내에서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한
가운데 도매금융은 물론 소매금융시장에도 속속 침투할 것이다.

국내 은행은 이 경쟁에서 지면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주택은행은 국제적 수준(World-Class)의 리테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주택은행의 ROA(총자산수익률)는 0.8%,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7~20%,
BIS 비율은 10% 수준이다.

내년도에는 이들 지표부터 국제수준에 도달하도록 하겠다.

ROA는 1.2~1.5%, ROE는 20%이상, BIS는 11%이상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23분야에 걸쳐 내부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말까지는 모든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다.

시스템이 갖춰져도 직원들이 따라주지 못하면 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집행간부 2명을 외국에서 끌어와 경영에 참여시키려고 한다.

또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54%를 넘고 있지만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을
투자자도 찾고 있다.

선진 경영기술을 가르쳐줄 수 있는, 그리고 20~30년동안 장기적으로 투자해
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지분율이 70%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경영권 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영권보다는 경영의 투명성이 훨씬 중요한 문제다.


<> 신평재 교보증권 감사 =야스켈라이넨 전 총장으로부터 핀란드 금융산업이
어려움을 겪다가 점차 정상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들었다.

핀란드와 한국에서 위기가 발행한 과정은 큰 차이가 없다.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우리 은행들도 제대로 된 이익창출구조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수년간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97년에는 파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수익성에 근거한 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핀란드 은행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폐합을 거듭한 뒤 리테일뱅킹에
주력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제적으로 신용이 있는 기업들이 국내 금융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차입하면서 핀란드 은행들은 리테일뱅킹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 도매금융으로는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우리 은행들도 소매금융부문에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 야스켈라이넨 전 총장 =금융위기에 대응해가는 속도에서는 한국이
핀란드보다 훨씬 빠르다.

그렇다고해도 지금 한국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위기를 극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책적 대응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핀란드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은행및 기업들의 지분이 상당부분 외국
투자자에게 넘어갔지만 이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기업과 금융산업을 선진화하는게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외국자본이 상당수 금융기관과 기업을 지배하고 있지만 오히려 핀란드
경제의 체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외국자본 유입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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