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흔히 우산으로 비유되곤 한다.

비 올때를 대비해 하나 둘쯤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산의 효용성은 막상 비가 쏟아져야 발휘되지만 우산이 필요없다고 하는
이는 없다.

보험의 기능과 개념도 우산과 거의 같다.

평상시 또는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을 땐 보험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갑자기 큰 병에 걸려 목돈의 치료비가 들 경우 발만 동동 구르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보험 하나쯤 가입했더라면 하고 후회해보지만 버스는 이미 지나가고만
상황이다.

단군이래 최대의 불황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보험은 평생의 동반자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필수불가결한 "투자"
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보험을 은행 적금처럼 인식하는 이들도 크게 줄고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신과 가정의 안전판으로서 보험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젠 보험료가 가계부의 생활비 목록 한 쪽을 당당하게 차지하는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고객의 이같은 인식변화가 보험회사를 바꿔 놓고 있다.

올해 국내 모든 보험사의 최고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고객사랑 고객만족,
나아가 고객감동을 부르짖고 있다.

IMF체제이후 회사의 생사를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고객의
선택이란 점을 진정 깨달았기 때문이다.

1년여전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직후 쏟아졌던 고객들의 중도해약사태는 국내
모든 보험사를 초비상상태로 몰아넣었다.

당장 지급해야할 환급금 재원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면서 이러다간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던게 바로 엊그제 같다고 보험업계
사람들은 말한다.

고객이 얼마나 소중한지가 마음속 깊은 곳까지 와닿는 순간이었다.

고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대명제가 보험사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최근들어 보험사들이 내놓는 신상품은 "보다 싼 보험료에 보다 넓은 보장"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실직자를 위한 보험이 나오는가 하면 어린이나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봇물터지듯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금융보험서비스상품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실상 완전한 가격
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획일적인 보험료에 비슷한 상품을 가지고 지연 학연을 앞세우는 연고판매
시대에서 벗어나 질과 가격을 무기로 고객에게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방문 판매를 앞세운 설계사 조직영업패턴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화를 이용한
텔레마케팅, 우편을 활용한 DM(Direct Mail)영업이 본격화되는가 하면
보험사 입장이 아니라 가입자 편에서 보험을 설계해 주는 중개업 독립
대리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보험시장에도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험시장의 이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보험상식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자신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과 가정, 나아가 기업을 지키는 보험 투자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보험 재테크의 ABC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 단계별 특징에 따라
선택하는 상품도 달라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축복속에 태어나 성장한 다음 가정을 꾸미고 다시 자신들의 아기를 키우고
늙어가는 이른바 라이프 사이클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누구나 순탄한 과정을 거치진 않는다.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일찍 세상을 등지는 이도 나오게 마련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바로 보험상품이다.

인류가 만든 최대의 발명품이 보험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보험은 저축과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보험은 원금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에 불만을 갖고
있으나 이는 한국만의 문제점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보험도 중도해약시 원금을 보장해 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상부상조라는 보험의 원리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시점에서 과연 이 상품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지, 그리고
경제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가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만기때까지 계약을 유지하면서 보험혜택을 향유할 수 있다.

과연 어떤 보험사를 선택할 것인가도 가입자 입장에선 중차대한 문제다.

지난해 4개 생보사의 퇴출에 이어 빠르면 올 상반기중 2차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보험사에 가입해야 하는 과제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금호생명이 미국 하트포드생명과 합작관계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처럼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만큼 국내 보험시장은 과도기 상황에 빠져 있다.

보험은 금융상품중 가장 기간이 긴 장기투자에 속한다.

연금보험같은 경우 30년이상 유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평균 10년이상 지속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어떤 금융기관보다 보험사의 선택은 신뢰도와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경제부 송재조 기자 songja@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