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부장인 K씨는 야간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저녁약속이 많은 그는 학교 강의실엔 거의 나가지 못한다.

대신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강의를 듣는다.

이 강의는 사이버 교수가 진행한다.

강의를 듣는 사람은 많다.

K부장 회사의 전산팀장인 C씨도 같은 과목을 수강한다.

K부장은 수업이 끝난후에도 사이버강의실에 남아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때 종종 C팀장이 만든 사이버 개인도서관에 들른다.

여기에서 C팀장은 K부장에게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기도 하고 조언도
해준다.

2000년대 어느날엔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과 오락 공연 방송등이
광범위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컴퓨터 기술로 창조된 사이버 인류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다.

이른바 가상문화(Cyber Culture)시대다.

이에 대비해 새로운 문화혁명을 주도할 사이버 에듀테인먼트(Cyber
Edutainment)분야의 선두주자들도 발걸음이 부산하다.

B29엔터프라이즈의 김혁 대표(35), 뉴큐시스템의 박석기 사장(39),
아이빌소프트의 진교문 사장(36)등이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김혁 대표는 3차원(3D) 디지털 애니메이션 분야의 개척자. 다음달 13일
국내 최초의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영화인 "철인사천왕"을 개봉한다.

제작과정 전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 종이나 필름(셀지)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미국에서도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영화는 95년 첫선을 보인 "토이스토리"등
몇편에 불과하다.

철인사천왕을 제작하는데 소요된 컴퓨터 데이터분량은 무려 1테라(1조)
바이트.

디스켓(1.44MB)으론 70만여장, A4용지론 5억장에 달한다.

디지셀(Digi-Cell)이라는 신기술로 기존 3D영상의 차갑고 딱딱한 질감도
보완했다.

현재 1천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미국 라이트포인트사와 진행중이며
일본 간사이TV와도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선진국을 추월할수 있는 가장 유력한 문화상품이 디지털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강조한다.

대규모의 세트나 제작비 톱스타등이 필요없는데다 국내엔 30년이상 축적된
애니메이션 기술과 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2~3년안에 실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사이버 배우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조, 다른 영화나 게임등에
개런티를 받고 출연시킬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박석기 사장은 멀티미디어와 오디오를 접목한 음향시스템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지난해 PC오디오인 "뉴큐"(NewQ)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2개의 스피커로 6개와 같은 효과를 낼수 있는 컴퓨터용 3차원
디지털 이퀄라이저.

기존 사운드카드의 출력포트를 사용, 음향을 시각적으로 입체화한다.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유럽등에 25만달러 정도 수출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컴덱스에서 선진국 바이어의 극찬을 받았다.

박 사장은 6백만달러 수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당장 미국 PC시장의 1%(30만대)를 공략가능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의 목표는 뉴큐시스템을 세계 최고의 PC오디오 전문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위해 미국 PC시장 점유율을 8%대로 끌어올리고 모든 컴퓨터에 탑재할수
있는 컴퓨터 오디오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진교문 사장은 사이버교육시스템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성균관대 황대준 교수와 공동으로 웹기반의 "eStudy Anytime"과 윈도기반의
"eStudy Anywhere"등 가상교육솔루션을 개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이중 "eStudy Anytime"은 미국 세계무역센터(WTC)가 추진중인 사이버대학
(WTCU)의 기본시스템으로 선정돼 10만달러어치 공급계약을 맺었다.

가상교육시장은 매년 2백%이상 고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에서조차 아직
경쟁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국제 표준화를 주도할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등 선진국의 사이버교육시스템은 인터넷 웹상에서 교안을 주고받는게
아니라 전자우편을 이용하는 단계다.

반면 아이빌소프트의 제품은 웹환경에서 텍스트와 오디오 비디오교안을
모두 주고받을수 있다.

진 사장은 현재의 가상교육솔루션을 의료 행정 산업 상거래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자유롭게 컨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소프트웨어"
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사이버 에듀테인먼트란 >>

사이버 에듀테인먼트(Cyber Edutainment)란 가상현실을 이용한 오락
(Entertainment)과 교육(Education)을 포괄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요소가 바로 멀티미디어 컨텐츠다.

멀티미디어 컨텐츠에는 쌍방향 통신을 기반으로 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등 영상물과 가상교육용 소프트웨어등이 포함된다.

디지털 컴퓨터기술을 이용, 안방 오락실 극장용으로 제작된 컨텐츠도
넓은 의미에선 사이버 에듀테인먼트의 범주로 볼수 있다.

앞으론 인터넷 PC통신등 컴퓨터 정보통신망이 주요 매개체가 된다.

이에따라 컨텐츠도 지금은 단방향이 주류이지만 2000년대엔 쌍방향
컨텐츠 위주로 바뀔 것이다.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캐릭터상품을 포함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세계시장은 3천억달러선에
달한다.

이중 게임소프트시장은 지난 97년 1천1백억달러를 넘어서 조만간 미국
극장영화 매출액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