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연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 현상이 일어나 지구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인가.

그랜드 크로스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서 비롯된 말로 태양계의 9개 행성
과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십자형으로 배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지구의 중력이 한곳에 몰려 큰 이변이 일어남으로써 지구멸망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예언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얘기일까.

천문학자들은 행성이 십자가 모양으로 배열되는 것은 그렇게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행성들의 공전주기와 궤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각각의 행성
들이 놓여있는 모양이 십자가 형태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올해 5월이나 내년 5월께 지구에서 볼때 행성들이 줄지어
관측되는 볼만한 천체현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행성 배열 때문에 지구의 중력이 변하고 대규모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거나 바다가 갈라져 엄청난 해일이 발생하는 등의 현상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게 천문학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 82년에도 우주공간에서 태양계의 행성들이 일직선으로 늘어서는
"행성직렬"이 일어나 지구에 변괴가 닥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한 천문학자는 "기조력(조석간만에 미치는 힘)은 천체간의 거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행성들이 정확히 일렬로 배열된다 해도 이들 행성으로부터 비롯
되는 기조력은 달이 지구에 미치는 기조력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
다.

달의 질량이 태양의 3천만분의 1밖에 안되지만 기조력은 오히려 태양보다
2배정도 강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그랜드 크로스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지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해 중국의 한 천문학자도 "기원전 1백10년에도 그랜드 크로스 현상
이 일어난 것으로 기록돼있으나 이로인해 자연재해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