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 < 역학연구가 >

기묘년을 주역괘로 풀이하면 수뢰둔괘다.

수뢰둔은 위로는 우뢰(진), 아래는 물(감)괘다.

천지가 개벽한 뒤 뇌우가 혼돈하여 만물이 처음 나오는 형국이다.

모든 일의 초창기이며 경륜하고 설계하는 때다.

이 괘는 사대난괘중의 하나다.

이 괘가 나올 때는 망동하지 말고 기초를 탄탄히 하여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어려움 속에서 길을 개척하는 방법이 생겨난다.

둔괘가 변하면 따른다는 뜻의 택뢰수괘도 나온다.

때를 포착하라는 뜻이다.

때를 잡기위해 신뢰와 정도 명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상실하면 큰 화를 초래한다.

정부는 IMF체제등을 잘 넘겨보려고 애를 쓰지만 둔괘라 쉽지가 않다.

어려운 것을 이겨내며 이익을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경거망동하거나 해픈 자세를 보이면 더욱 사면초가의
형국에 놓일 수 있다.

주역에서는 둔괘를 일컬어 승마반여니 구혼구하여 왕하면 길하다고 했다.

말을 타고 있다가 자기의 배필에게 혼인하려고 가면 길하다고 했으니
바쁘게 움직이라는 뜻이다.

괘상에서 "구이왕은 명야"라고도 했다.

구해서 감은 밝음이니 바른 뜻을 가지고 가면 길이 열린다고 했다.

일이 제대로 되면 세상이 다시 밝아지게 된다.

"인묘사가지"란 말이 있다.

무인 기묘년에는 앞으로 전개될 일을 대충 알 수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출발이 항상 인묘년에서 비롯되므로 생긴 말이다.

따라서 기묘년의 한해 운세가 중요하다.

기묘의 기는 수를 극하기 때문에 가문 형태다.

하늘과 땅이 가물면 인심도 가물다.

인심이 메마르면서 실업자들은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가뭄속에서 큰 비를 만날 수있다.

정치는 둔괘의 성격상 서로 왔다갔다하며 합종과 연횡이 계속된다.

정치인들은 이합집산해 분당도 될수 있다.

경제는 열심히 일하면서 고난에서 벗어나려고 바둥거리는 형국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과소비하지않는 것이다.

기묘는 토가 주된 기운이기 때문에 땅의 기운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경기가 되살아날 수있다.

땅을 파고 일하는 업종이 번성한다.

이 해는 또 금의 기운이 좋기 때문에 금과 관련된 산업이 크게 일어난다.

금을 수출하거나 금과 관련된 철강 자동차산업이 호황을 누릴 수있다.

대신 화가 발전된 산업 즉, 문화산업과 방송산업 등은 불황에 빠질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