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세계 과학계에서 주목받은 한국과학자들이 유난히 많은 해이기도
했다.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46) 교수가 대표적이다.

임교수는 지난 1월 "탄소결합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전기적 특성 변화"라는
논문을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논문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반도체의 집적도를 현재보다 1만배이상
높일 수 있다"는 탄소반도체 이론을 세계에서 처음 소개한 것이다.

임교수는 이 탄소반도체 특허에 관한 모든 권리를 국내 반도체회사에 무상
이전, 실용화의 길을 열었다.

서울대 황우석(46.수의학과) 교수는 동물복제 분야에서 가장 앞선 국내
과학자로 꼽힌다.

국내 처음으로 소의 체세포 복제에 성공, 내년 2월께 복제 송아지 탄생을
앞두고 있다.

황교수는 암수의 수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복제양 돌리처럼 성체의 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체세포 복제로 동물을 탄생시킨 것은 세계적으로
영국 일본 미국 뉴질랜드 등에 이어 황교수가 다섯번째다.

황교수는 현재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와 함께 인간의 심장을 가진 소나
돼지를 만드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재미과학자 조장희(62.캘리포니아대) 박사는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끈 사람이다.

침술이 뇌에 직접 작용해 인체 특정부위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과학전문지 디스커버(9월호)에 게재했다.

조박사는 핵자기공명영상장치(NMRI)의 세계적인 권위자이기도 하다.

그는 FMRI 등 첨단촬영장치를 이용해 침술과 뇌의 관계를 규명하고 나아가
침술이 어떻게 심장마비로 시력이 손상된 사람의 뇌 시각피질에 혈액흐름을
증가시키는지를 밝혀내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중성미자의 질량을 처음으로 입증해낸 미.일 국제공동연구팀에
주역으로 참여한 서울대 김수봉(39.물리학과) 교수, 로봇축구를 창안해 세계
로봇축구연맹(FIRA)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 김종환(41.전자
공학) 교수도 올해 과학계를 빛낸 인물로 꼽힌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