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건당국은 독감이 아니라고 하나 증상이 심하고 오래가는 게 독감에
조금도 못하지 않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1년에 한두번은 걸리고 마는 감기.

왜 감기에는 면역이 생기지 않고 자꾸 걸리게 되는 걸까.

사실 감기와 독감은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증상, 진행과정이 전혀 다른
별개의 질병이다.

증상이 심하고 독한 감기를 독감으로 알고 있는 일반인의 상식은 틀린
것이다.

다만 감기와 독감은 처음 발병할 때 기도의 상부에 바이러스가 감염돼 기침
콧물 재채기 두통 오한 몸살 고열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 감기와 독감은 어떤 바이러스가 일으키나 =감기는 라이노 코로나 아데노
RS 콕사키 파라인플루엔자 신사이티얼 엔테로 등 수십여가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또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도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기의 30~50%는 라이노바이러스가 개입된 것이고 다른 바이러스가 끼어들어
복합감염을 일으킨다.

더욱이 라이노바이러스만 하더라도 혈청항원이 다른 1백50여종의 아형으로
세분된다.

따라서 인체가 이렇게 복잡미묘한 감기 바이러스에 대해 적절한 대항체계를
갖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돼 일어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한가닥의 RNA가 나선형으로 꼬여있다.

핵산을 구성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종류에 따라 A B C로 나뉜다.

B형과 C형은 물질조성이 많이 비슷하지만 A형은 상당히 다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을 때 필요한 항혈구응집소
(헤마글루티닌) 종류에 따라 H1 H2 H3 타입으로 나뉜다.

또 바이러스가 숙주의 세포벽을 녹이는 효소(뉴라미다제)에 따라 N1 N2
타입으로 나뉜다.

H와 N의 유형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독감의 감염력이 결정된다.

독감의 유행이 일정한 기간을 두고 바뀌는 것은 이들 H와 N이 조합을 달리
하기 때문인데 이를 항원변이라고 한다.

항원변이는 A형에서 주로 일어나고 B형에서는 간혹 볼 수 있을 정도며
C형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항원변이가 생기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항원에 대한 저항력이 없어
독감이 유행하게 되는 것이다.


<> 감기와 독감면역은 불가능한가 =감기 증상은 다양하고 경미하지만
수백가지의 미생물 병원체에 의해 감염된다.

백신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우선 감기가 나돌아도 어떤 형태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지 판명하기
가 쉽지 않다.

또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아냈다고 해도 이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2~3개월안에 백신을 개발했다해도 이미 그 때는 감기의 기세가 한풀 꺾여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독감은 발열 두통 탈진증상이 심한 대신 한가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
되기 때문에 치명적이지만 오히려 백신을 만들기는 감기보다 쉬운 편이다.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는 늘 바이러스들끼리 유전자를 교환하고 재배합함으
로써 새로운 바이러스로 변화하고 있다.

일일히 그 변화속도를 좇아 면역 백신을 만들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독감의 경우 A형은 약 3년주기로, B형은 5~6년주기로 유전자를 변이시킨다.

이를 소유행이라고 한다.

바이러스 RNA서열에서 몇개의 아미노산만 변화되므로 항원의 특징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체가 저항력을 갖는데는 이렇다할 지장이 없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10~15년마다 엄청난 유전자 변동이 일어난다.

이를 대유행이라 하는데 주로 A형에서 나타난다.

이런 해에는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다.

특히 간 폐 신장 심장에 문제가 있는 만성질환자는 지병이 악화돼 사망률이
5~2백배 높아진다는 통계다.

올해는 소유행의 정점이므로 독감이 위세를 부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요즘 전문가들은 소유행의 피크를 정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효과적인 예방 방법은 =감기를 과학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무얼까.

가장 나은게 독감예방백신을 맞는 것이다.

물론 독감예방백신이 독감을 완전히 예방해주거나 일반 감기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잠재적인 항체형성능력을 높여줘 감기에 걸리는 확률을 낮추는 것으
로 조사되고 있다.

또 감기에 걸리면 하루 1천mg 이상의 비타민C, 1백mg 가량의 아연, 2~3mg의
구리가 인체 저항력을 높여줘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많다.

그러나 이처럼 지나치게 많은 복용량은 DNA미토콘드리아를 깨뜨려 세포가
손상되는 위험이 크다는 반론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감기예방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휴식(운동량이
늘면 호흡량이 늘어나 그만큼 공기중의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유입된다)
<>따뜻한 실내온도 유지(차가우면 기도내의 바이러스가 잘 증식된다) <>많은
수분섭취(탈수를 방지하고 기도점막의 점액배출을 촉진한다) 등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감기와 독감의 구분 ]

<> 발열 - 감기 : 드물다
독감 : 특징적, 39도이상, 3~4일 지속

<> 두통 - 감기 : 드물다
독감 : 두드러진다

<> 통증 - 감기 : 가볍다
독감 : 보통, 때로는 심하다

<> 피로감, 쇠약감 - 감기 : 매우 가볍다
독감 : 2~3주까지 지속된다

<> 극도의 피로(탈진) - 감기 : 없다
독감 : 초기에 두드러진다

<> 코막힘 - 감기 : 일반적
독감 : 때때로

<> 재채기 - 감기 : 자주한다
독감 : 때때로

<> 인후통 - 감기 : 일반적
독감 : 때때로

<> 흉부 불쾌감 - 감기 : 가볍거나 보통
독감 : 일반적, 중증일 수도 있음

<> 기침 - 감기 : 마른기침
독감 : 심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