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은 금융업을 성장성이 높은 미래 유망사업으로 꼽고 있다.

금융 및 대기업구조조정으로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금융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게 재계의 시각이다.

금융이 수익위주로 바뀌면 대출심사 기능이 강화돼 부실기업에 대출이
중단된다.

자연히 파이낸싱을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운용의 부담이 커진다.

더욱이 계열사간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룹은 새로운 자금원
(루트)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5대그룹은 이런 필요성 때문에 은행 보험 등 금융업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은행업 진출을 허용하는 시점에 맞춰 금융분야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전까지는 주력 금융사를 통해 관심 은행의 지분을 확대하고 증권 종금
카드분야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 삼성 LG 등은 이미 금융업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다.

대우는 김우중회장이 제안했듯 재계 차원의 슈퍼은행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

현대는 강원은행과 현대종금을 조흥은행과 합병시킨 후 장기적으로
조흥은행의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선 정부가 정부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대에 우선권을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는 지난 97년 국민투신을 인수하면서부터 금융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
를 분명히 밝혀 왔다.

삼성은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금융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1월 대구은행의 증자과정에서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총
9.06%의 최대주주로 떠올랐으며 한미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삼성은 자동차 사업포기에 따른 투자여력을 금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는 대우증권을 축으로 금융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우는 연고권 등을 내세워 한미은행 인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초 진입이 허용되면 생보업에 진출해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보람은행의 대주주인 LG도 은행업진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LG도 환란이후 총 5천4백억원을 투입해 LG종합금융을 정상화시키는 등
금융에 많은 애착을 보여 왔다.

LG는 최근 한성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재경부에 생보사 설립허가 신청서를
냈다.

이밖에 삼성 LG 대우가 자리잡고 있는 카드시장에 현대와 SK가 진출할
예정이고 할부금융시장도 5대그룹간 양보할 수 없는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드업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판촉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5대
그룹간 다툼이 가장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