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는 한편의 드라마 같다"는 말이 있다.

이는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축구는 선수와 관중을 긴박한 순간, 절박한 상황속으로 몰입시킨다.

그러면서 일상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털어내 준다.

소리를 지르고, 왈칵 울화통도 터트린다.

간혹 껄껄 웃기도 한다.

기쁨과 슬픔, 환희와 좌절, 오리무중의 인생굴곡이 축구에 담겨있는 셈이다.

축구모임 "허리케인"은 한진해운에서 가장 오래되고 모범적인 취미모임이다.

국내 최대 선박회사로서 거친 바다에서 세계 각국의 선사들과 격렬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허리케인"이라 이름붙였다.

단지 축구가 좋아서 모인 순수 아마추어팀이지만 허리케인의 대회 기록은
만만치 않다.

한국선주협회가 여는 "해운인 축구대회"에서 통산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했다.

이 대회에선 언제나 3위권에 드는 막강 실력을 자랑한다.

허리케인은 지난 10월31일 "98년 한국선주협회장기 해운인 축구대회"에서
대회 세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직원들의 단결과 사기진작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이날 조수호 사장은 허리케인에게 격려금을 줬다.

허리케인은 격려금중 상당부분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키로
했다.

또한번 모범적 취미모임임을 입증했다.

선후배 사이도 돈독하고 구성원들간의 정도 남다르다.

선수로 뛰고 있는 송찬환 총무과장은 "경기를 치르고 난 뒤 선후배와 함께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맛, 바로 그거죠"라며 직원들
이 "허리케인"을 찾는 이유를 입버릇처럼 소개한다.

축구야말로 박력 패기 열정 우정 노력 등 "사나이"들이 느낄 수 있는
"해운인"다운 운동이라며 축구예찬론도 편다.

허리케인은 주말마다 축구경기를 한다.

이때문에 매주 토요일 오후면 회원들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아내와 아이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총각사원들도 데이트는 일요일로 미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허리케인의 참석률은 언제나 높다.

축구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