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이 지난 1969년 창사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고있다.

지난해 12월 한때 주당 3천8백원선까지 폭락한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들어
1만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1년도 안돼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주가가 기업의 경영실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IMF한파에도
불구, 장사를 오히려 훨씬 잘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회사는 지난 상반기중 매출액대비 10%에 가까운 3백25억원 상당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96, 97년 2년 연속 적자행진에 종지부를 찍은것이다.

이에 힘입어 음료및 냉동냉장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2차에 걸쳐 신입사원을
뽑는 등 올들어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끌어가고있다.

때문에 올 매출액은 전년대비 26.3% 늘어난 7천6백억원에 이를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있다.

이 기업이 IMF한파를 헤치며 적자경영을 흑자기조로 되돌린 원동력은
한때 사양산업으로 간주됐던 원양어업의 첨단화를 과감히 추진한 결과였다.

이 회사의 주력인 참치사업은 90년대들어 매출이 격감, 93년에는 창업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성장을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자연히 내부에서는 사업전망이 어둡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사양업종이란 없다.

첨단시스템으로 재무장하면 1차산업도 성장업종으로 부상할수있다"

(김재철회장)는 결론을 내리고 인공위성을 이용한 정보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원양어선 등에 인터넷도 설치했다.

이 회사는 이런 첨단시스템을 활용, 전세계 수온을 면밀히 분석한후 올들어
참치어장을 날짜변경선을 중심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겼다.

동원산업은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올 상반기중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3%
늘어난 5만5천t(참치 4만9천t)의 어획고를 올렸다.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돼 9월에 이미 올해 목표 어획고를 달성했다.

게다가 참치의 국제시세가 t당 40% 정도 오르고 주력 수출지역인 일본의
엔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폭락하는 두가지 호재가 잇따르면서 한때 매출부진
으로 큰 짐이 됐던 참치산업이 효자품목으로 재부상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회사는 "투명경영"을 통해 사내단결력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 추진했다.

분기별 손익에 관한 재무제표를 사원들에게 사실대로 알려줘 주인의식을
확고히 심어준다는 취지에서였다.

지난 96년 이 회사가 창업 27년만에 첫적자를 기록했을때도 "사원과 주주들
에 정확히 회사실정을 알려주는것은 경영층의 의무"(김회장)라며 이를 그대로
공개했다.

그 결과 직원들 스스로 비상체제를 선언하고 임금동결 연월차수당반납
1시간근무 더하기운동 등을 펼쳤다.

참치수출의 호조가 흑자경영의 직접적인 이유였다면 투명경영은 IMF를
슬기롭게 넘길수있는 밑거름이 됐다는게 회사측의 분석이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을 다른 회사들보다 발빠르게 추진하는 순발력도 보였다.

참치 매출이 줄어든 지난 93년 "제2의 창업"을 선언한후 즉시 제품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목표를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으로 정하고 제품다변화에 나섰다.

동원샘물 양반집김치 동원육가공(햄 소세지 등) 등의 제품이 탄생한것도
이 덕분이다.

여기다 자금부담을 무릅쓰고 물류혁신을 꾸준히 추진한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있다.

10년전인 88년부터 물류시스템의 구축작업에 나선 이회사는 95년 8개의
광역센터를 확보, 연간 물류비를 20억원 정도 절감할수 있게됐다.

동원산업이 안정된 사업기반을 구축, 적자를 흑자로 돌리는데는 교육에 대한
투자도 한몫을 했다.

이 회사가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중 하나인 "목요세미나"는 지난 73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거르지않고 1천회이상 계속되고 있을 정도다.

동원산업은 대학교수 경영인 종교인 언론인등을 이 세미나의 강사로 초빙,
환경변화에 대한 사원들의 적응능력을 키우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주력 산업의 첨단화와 발빠른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이회사는 "매출 1조원
시대"란 또다른 목표를 향해 IMF한파를 힘차게 헤쳐 나가고 있는것이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동원산업의 경영혁신 구조 ]

<> 원양어업의 과학화 - 인공위성 정보시스템 도입
- 원양어선에 인터넷 설치
<> 제품다변화 - 김치 생수 육가공 신규진출
<> 물류혁신 - 8개 광역센서 확보(연 20억원 절감)
<> 투명경영 - 분기별 재부제표 사내 공표

=> 매출 1조원규모의 종합식품회사(2년 연속 적자에서 98년 흑자 전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