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결단으로 파트너에게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한솔제지 차동천 대표가 가장 높게 치는 외자유치 비결이다.

한솔제지는 전주와 중국 상하이의 신문용지 공장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난 7월 외자 10억달러를 유치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단일 기업이 성사시킨
외자유치로선 가장 큰 규모다.

세계 최대 신문용지 업체인 캐나다 아비티비콘솔리데이티드사와 노르웨이의
노르스케스코그사로부터였다.

하지만 이 두 공장의 경영권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두 회사와 함께 3사 합작법인을 세워 그 합작법인에 경영을 맡긴 것이다.

합작법인은 팝코(PAPCO)라는 이름으로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출범했다.

3사가 각각 1억7천5백만달러씩을 출자했다.

각사가 이사를 두명씩 선임해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팝코는 한솔제지 전주공장과 상하이공장, 신호제지 청원공장과 태국공장을
경영한다.

한솔제지가 외자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올해초.

외자 유치노력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사내에 데이터룸을
설치하는데서 시작됐다.

이곳에서 투자자들에게 회계 영업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투자에 관심을 보인 6개사와 개별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처음엔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지분인 51%를 유지하려다 보니 투자자들이
선뜻 내켜하지 않았다"고 차 대표는 돌이킨다.

고심끝에 낸 묘수가 3자 합작법인 설립이었다.

제지사업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외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이다.

이 카드를 내놓자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그리고 1개월여만에 결론이 났다.

한솔제지의 대규모 외자 유치 성공은 핵심사업이라도 자산과 지분을 팔 수
있다는 결단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유치한 외자 10억달러는 연내에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10억달러 가운데 1억7천5백만달러는 합작법인 팝코에 출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8억2천5백만달러는 부채를 갚는등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하는데
쓸 방침.

이렇게 되면 현재 2백90%를 웃도는 부채비율이 2백%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있다.

한솔제지는 장항공장의 인쇄용지 부문과 대전공장, 청주공장의 산업용지를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 "뉴스타트"운동이다.

기존 "점프21운동"이 의식개혁에 촛점을 맞춘 것이라면 뉴스타트는 의식과
행동시스템을 함께 변화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대대적인 경영혁신운동인 뉴스타트운동을 통해 오는 2000년에는 세계적인
제지업체로 변신한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뉴스타운동은 생산 영업 지원등 경영의 모든 부문에서 선진적이고 획기적인
혁신을 일으키려는 시도다.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다.

한솔제지는 뉴스타운동에서 전략적 마케팅과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
강도높은 고객밀착 경영등을 표방하고 있다.

또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조직 전체의 심플화, 제품별
사업부제 도입과 책임경영체제 실현, 투명한 평가와 공정한 보상체제 수립
등을 구체적인 실천과제로 잡고 있다.

한솔제지는 뉴스타트운동을 통해 오는 2000년에는 매출 1조원에 영업이익
1천5백억원을 실현할 계획이다.

한편 한솔제지는 내수침체로 인한 경영위기를 적극적인 수출로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도 꼽힌다.

이 회사는 제지 내수가 40%이상 줄어든 올해 전체 생산량의 50%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지역도 북미와 유럽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등으로 다변화하는데
성공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