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철학이 있다.

생산하는 제품의 성격에 맞는 기업가치가 있어야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올바른 기업가치는 임직원의 사고를 바꾼다.

제품의 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 전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고경영자는 기업가치를 앞장서 실천하는 리더이다.

P&G의 기업가치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신상품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는 한 구절로 잘 드러난다.

이를 위해선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

세계 1백4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P&G는 항상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파악하는데 힘썼다.

다음으로 이런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상품을 개발한 이후에는 상품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얼핏 다른 기업과 별차이가 없는듯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P&G만큼 혁신적인 상품을 많이 내놓은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기업은 어떤 상품이 시장에서 잘팔린다는 반응이 나오면 앞다퉈
유사제품을 내놓기 바쁘다.

미국에서는 이런 상품을 풍자해 "미투(me-too)" 제품이라고 부른다.

P&G의 성공비결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사만의 독특한 제품
개발을 계속해온데 있다.

P&G는 비누제조회사 사장인 "갬블"과 양초제조업자인 "프록터"가 지난
1837년 두 사업을 합치면서 생겼다.

당시 두 기업의 합병으로 제품원료인 동물성 지방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합병 이후 P&G는 뚜렷한 종교 윤리 도덕적 가치를 기반으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P&G는 1879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이보리 비누를 신제품으로 출시하고
최초로 소비자에 대한 광고를 실시했다.

이후 P&G는 독창적인 제품을 내놓는 회사의 대명사가 됐다.

이후 최초의 합성세제인 타이드(Tide) 최초의 불소 함유 치약 크레스트
(Crest) 최초의 일회용 기저귀 팸퍼스(Pampers) 세탁기용 섬유 유연제
바운스(Bounce)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P&G는 철저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전략을 내세운 덕분에 P&G라는 회사보다
각 제품의 브랜드가 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를 적극 추진해 왔다.

95년 P&G 사령탑이 된 존 페퍼는 이같은 P&G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켰다.

97년에는 생리용품 제조회사인 탬브랜즈 사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생리용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다졌다.

주식 18억5천만달러와 부채 1억5천만달러를 합쳐 20억달러에 달하는
P&G 최대의 인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P&G는 경쟁사인 킴펄리클라크사와
존슨&존슨사 등을 따돌리고 선두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P&G는 현재 150여개 공장을 두고 5만4천명의 직원에 총 3만가지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P&G의 조종사인 존 페퍼는 95년 이후 13억 달러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
(R&D)에 투자했다.

P&G의 17개 연구 개발센터에서는 7,000명 이상의 연구 인력들이 불철주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원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P&G는 매년 2만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P&G는 꾸준한 혁신을 위해 1994년 중반 전사벤처팀(corporate venture
team)을 설립했다.

페퍼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 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현재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의 개발 창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 동부의 펜실베니아 태생인 존 페퍼는 미국의 명문인 예일 대학 출신으로
63년 P&G에 입사했다.

P&G의 본사가 위치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사는 동안 그는 지역 사회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 사회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페퍼 회장은 기업의 큰 목표 중 하나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페퍼 회장의 뜻에 따라 P&G는 활발한 지역 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원봉사가 필요한 곳을 연결해 주는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환경보호 또한 지역 사회 봉사만큼이나 존 페퍼 회장이 중요시 하는
것이다.

P&G가 만드는 제품이 주로 세제 샴푸 기저귀 등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만큼 존 페퍼는 환경 친화적 제품을 만들고 환경
보호 운동에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존 페퍼는 기존의 딱딱한 P&G의 기업 이미지를 깨고 좀더 부드럽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업 이미지로 바꿔 놓은 인물이다.

기업활동에 관한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하는 등 페퍼의 개방적인 경영
스타일은 미 월가의 증권 분석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페퍼 회장의 재임기간 동안 P&G의 주식은 약 3배 가량 올랐다.

이같은 주가 폭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기업 자체의 성과 향상이 근본적인
이유이지만 페퍼 회장이 보여 준 지역 사회 발전에 대한 열정 역시 큰 몫을
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페퍼 회장이 부임하던 해인 95년에는 4백93억 달러였던 P&G의 시가총액이
현재 무려 1천억 달러를 호가한다.

3년동안 주식의 시가 총액이 두배로 증가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존 페퍼는 10년 안에 회사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조직(Organization) 2005"라는 실행 전략을 수립했다.

비록 그는 99년 은퇴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분한 P&G의 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그는 지역일간지에서 "나는 P&G를 만나서 정말 행운이었다"며 "P&G는
기업가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온 마음을 다해 존경할 수 있는 회사
였다"고 말했다.

존 페퍼는 어느 최고경영자보다 인간적인 면을 지녔다.

그덕에 직원들을 뭉치게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업가로서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P&G는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 정수진 AT커니 컨설턴트 seoul-opinion@atkearney.com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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