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아까도 쓰셨잖아요"

"12만8천원이네요. 사은품은 15만원부터 드리는데요"

앞의 것은 자동차나 집을 걸고 실시한 백화점 공개현상경품 응모창구, 뒤의
것은 구입액별로 주는 사은품 코너에서 들리는 얘기다.

불황으로 매출이 줄자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체는 물론 정보통신과 일반
제조업체까지 갖가지 경품을 걸고 고객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품의 종류는 세가지.

구입고객에게만 응모권을 주는 소비자현상경품, 거래고객 모두에게 상품을
주는 소비자경품, 물건을 안사도 응모권을 주는 공개현상경품 등이다.

소비자현상경품의 최고한도는 15만원, 소비자경품은 상품가의 10%이내지만
공개현상경품엔 제한액이 없다.

결국 경품은 현금과 상품권에서 자동차 아파트 다이아몬드로까지 확대됐다.

자동차나 아파트를 탈 확률은 극히 낮은데도 요행수를 바라는 사람들로
행사주최측은 톡톡히 재미를 봤다고 한다.

즉석복권식은 1백% 당첨을 보장한다지만 세제나 휴지가 나오기 일쑤고 상품
지급식도 최소 10만~15만원이상 구매해야 가능하다.

유통이나 제조업체의 경품행사를 탓할 수만은 없다.

일본에선 온갖 방법으로도 소비가 안늘어 고민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1억명에게 한사람당 1만~3만엔짜리 상품권을 지급하려 하는데 이것
역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식이다.

소비 주체인 20~40대가 늙었을 때 정부연금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돈을 안쓰고 저축증대에만 힘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경품이나 사은품을 주면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스럽다.

슘페터는 기업가들의 의욕이야말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대량광고가 대량수요을 창출하고 대량수요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도 있다.

어떻게든 매출을 늘리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소비를 촉진시켜 경기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단 그러려면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충동구매에서 벗어나 실용성을 감안한 건전한 소비에 힘쓰는
것이 필수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