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경 < 단국대 교수. 경제학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가장 대표적이면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통합체인
유럽연합(EU)에 의한 단일통화의 출현은 세계경제 및 금융지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EU의 경제.통화통합이 내년 1월1일부터 실현되면 유러라는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하나의 단일경제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에따라 프랑크 푸르트에 본부를 둔 유럽중앙은행에 의해 참가국 전역에
단일통화정책이 집행되면 역내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의 단일화뿐만 아니라
역내 기업들의 대규모화 및 금융시장간 동질화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다.

또한 경제.통화통합 참여국은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에서 자율성이 제한됨
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효율성 향상과 안정을 통하여 성장촉진과 경쟁력 강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단일통화인 유러의 도입은 대외적으로 볼때 국제경제상 유럽연합의 입장을
제고시킬뿐만 아니라 국제통화질서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무튼 내년 1월1일 시작될 단일통화체제는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하여 11개
국으로 출범할 예정이나 지난 11월3일 영국이 합류를 선언하여 불참의사를
밝힌 스웨덴 및 덴마크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리스는 단일통화참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국내 총생산 대비 재정
적자 3%이하"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제외되었다.

영국의 참여선언에도 불구하고 유러의 앞날은 순탄하다고만 볼 수 없다.

최근 좌파정부가 집권한 독일 이탈리아 이외에도 유럽연합 대다수의 국가들
이 좌파정부에 의해서 통치되기 때문에 경기침체와 실업률의 증대를 초래할
긴축재정에 대하여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러가 성공할 경우 1990년 구소련의 몰락으로 더욱
강화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주도의 세계질서유지)에 대한 견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견제는 세계경제의 균형과 조화를 통하여 인류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은 그동안 달러를 통하여 세계경제를
지배.요리하여 왔기 때문이다.

유러의 등장과 함께 2~3년안에 세계 결제통화의 35%정도를 유로가 점유하고
달러의 비중은 마찬가지로 35~40%로 낮아질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하고
있다.

어떻든 유러는 달러와 함께 세계의 기축통화가 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유러의 등장은 작년 연말 이래 IMF체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이나 은행들도 신유럽에 적응하기 위한 장기전략도
시간을 다투는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달러 일변도의 외환운영방식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외환자산 포트폴리오부터 다시 구성해야 한다.

유러화표시 채권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로 기업의 유로화 결제자금수요에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은 유럽은행들의 변신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데 유럽금융시장이 미국정도의 규모로 커지는 만큼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 유럽은행의 탄생으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해외영업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유럽시장
에서 틈새 시장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한 대응책으로 유럽의 금융메카로 부상하는 프랑크푸르트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획득뿐만 아니라 이것을 용이하게 할 투자 은행 설립도 고려될 수
있다.

또 유럽금융시장은 단일통화 도입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한 새로운 국제금융
센터로 부상할 전망이기 때문에 우리기업과 금융기관들을 향후 유러화의
환율 및 금리동향을 살펴가며 유럽금융시장을 외화자금조달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유럽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한 분야인 석유화학
자동차 및 철강 등의 분야에서 타격이 예상되지만 잘만 활용하면 자동기계와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수출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진출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자동기계의 경우 유럽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동전 및 지폐를 세는
기계뿐만 아니라 시중에 유통되는 자동판매기를 일시에 교체하는데 따르는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는 유러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데이터 베이스와 금융
시스템을 바꾸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아무튼 유럽의 경제.통화통합에 의한 유러화의 등장은 국내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반면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산업구조조정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정착과 기술개발노력의 지속적
인 증대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이룩하여 한시 바삐 IMF체제를 벗어나서
21세기에는 기필코 선진한국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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