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태평양의 하늘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대부분의 APEC회원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성장률이 플러스인
나라도 수치는 갈수록 둔화추세다.

"태평양 시대가 열린다"는 얼마전의 구호는 "아시아를 본받지 말라"로
바뀌었다.

APEC회원국중 올해 플러스 성장세를 보일 만한 국가는 아시아권에서는
그나마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중국 대만 등 극소수다.

최근 각종 연구단체들의 전망치를 분석하면 아시아권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악의 상황을 경험할 것이 분명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다소간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만일 다른 돌발적인 악재가 생긴다면 이 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와튼경제연구소(WEFA)의 세계경제 시나리오 중 비관적 상황을 보면 세계
경제는 내년에 0.2%의 제자리 성장을 보인다음 2000년에나 1.2%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는 이제 고비를 넘긴 것인가.

주가와 환율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디플레도 서서히 바닥을 넘어서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호전인가.

아직 정리하지 못한 부실금융과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이 또다시 발목을
잡을 것인가.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회원국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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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환란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의 홍콩경제 상황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의 레오 오닐 사장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이달초 한 조찬모임에서 "홍콩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콩경제는 현재 성장률이 마이너스에다 외환보유고도 점차 줄고 있다.

그러나 홍콩정부는 강력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외부시각을 긍정적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한 것이다.

오닐 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홍콩의 경제상황이 3~4개월 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했다.

최근들어 홍콩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되고 있다.

한때 국제투기자본의 공격과 엔화약세로 한때 6천6백선까지 곤두박질했던
항셍지수는 현재 1만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8월 투기꾼들의 2차공습이후 2개월간 증시에 1백50억달러를 쏟아부어
얻어낸 대가라는 비판도 없진 않다.

하지만 일단 투자자들의 해외이탈을 막으면서 증시혼란을 조기에 진압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4.5%대로 유지해왔던 경제성장률은 지난 2.4분기에
마이너스 5.2%로 추락했다.

이 마이너스성장세는 내년 초까지 지속된후 내년 하반기부터는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금융시장 개입으로 인한 출혈도 만만챦다.

지난9월 한달 동안에만 30억달러가 외환보유고에서 빠져나갔다.

금융시장이 혼란할때마다 시장에 개입할 경우 내년말께 외환보유고는 지금의
9백65억달러에서 7백억달러대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홍콩 달러화의 과대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이때문에 헤지펀드에 의한 3차 공습가능성도 남아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홍콩경제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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