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발행은 일반 회사채와 비교해 더 많은 기간과 절차가 소요된다.

증권업계에선 미국의 사례로 볼때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방침을 결정한후
발행과 대금납입까지 완료하는데 최소 3개월이상, 보통 6개월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BS는 담보용 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채와 달리 자산을
선별하는 사전준비작업이 무척 복잡하고 중요하다.

예를들어 카드회사가 ABS를 발행하려면 먼저 수많은 카드대출채권(채권)
가운데 만기구조와 회수불이행 위험도가 유사한 채권(채권.자산)을
골라내야 한다.

이 작업을 ABS발행절차에서는 집합화( pooling )라고 부른다.

이 "집합화 기술"에 ABS 발행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기나 위험도가 비슷해야 투자자들이 판단하기가 쉬워져 채권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 기업들은 자산집합화 과정에서 우량자산(채권)들을 주로
끌어모은다.

바꿔 말하자면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로 접어든 이후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ABS발행을
고려하고 있다면 큰 착각이라는 것이다.

자산 선별작업이 끝나면 SPC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구성하고 금융감독위원회
에 1차 등록을 해야한다.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ABS 1건당 각기 다른 SPC가 필요하다.

SPC 설립에 하자가 없다는 판정이 나면 자산보유자(금융기관이나 기업)가
SPC에 자산을 양도한다.

실질적으로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에서 ABS발행에 필요한 자산만큼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 분리작업에서 채권별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회수가능여부에 대한
신용평가를 받는다.

자산양도절차가 끝나면 SPC는 금감위에 등록을 한다.

신용평가등이 제대로 됐는지를 감독받기 위해서다.

금감위가 하자를 지적하면 15일이내에 다시 수정등록을 해야한다.

이 등록과정이 마감되면 증권사의 인수주선으로 ABS가 발행되고 이 증권을
외국자본이나 투신사들이 매입하는 것으로 발행 절차가 끝난다.

ABS를 사모가 아닌 공모로 매각할 경우엔 증권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된다.

이런 절차로 미뤄볼때 한국에서 발행되는 ABS 1호는 이르면 내년초에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란게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제도도입 초기로 신용평가 작업이 상당기간 길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수요층도 마땅찮아 ABS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