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치밀한 기획력과 합리적 경영감각을 고루 갖춰야 한다.

경영환경이 열악해질수록 경영자의 이같은 자질은 더욱 돋보이게 마련이다.

한국능률협회는 경영자의 자질이 탁월한 손길승 SK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정문술 미래산업사장 등 3인을 "한국의 경영자"로 뽑아 9월 호텔롯데
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수상자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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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으로 꼽힌다.

지난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해 13년만인 77년 제일모직 대표를
맡았다.

그후 무려 22년동안 최고 경영자의 길을 걸어왔다.

직업이 "사장"이라는 별명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그가 98년 최고 경영자상을 받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삼성생명의 최고
사령탑으로서 이 회사를 국내 최대보험사로 키운 동시에 국내 보험서비스문화
를 혁신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유의 환한 웃음이 상징하듯 합리적인 경영자로 평가받는 이 회장은
"삼성생명이 국내 최대보험사로 성장한데는 삼성을 믿어준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1천만 가입자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그의 수상 이유도 지난85년부터 삼성생명의 경영을 맡아 국내 최대보험사로
키우면서 한국보험서비스 문화를 끌어올린데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경영을 처음 맡을 때만 해도 보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가
상당히 안 좋았던게 사실"이었다고 회고한 이 회장은 "국민 복지생활을
뒷받침해주는 보험업계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결과 나온 정책이 바로 고객만족운동.

보험약관 전달, 자필서명 등 고객과 믿음을 쌓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했다.

요즘 업계전체로 확산돼 있는 완전판매시스템도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삼성생명이 국내 제2금융권 회사중 처음으로 총자산 30조원을 돌파하고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우량기업 1백80위에 랭크된 것도 이 회장이 주도한
고객만족운동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장의 역량은 삼성 금융소그룹회장으로 재임하면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삼성생명과 화재의 생.손보업계 선두주자 위상을 공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증권 신용카드사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노력해왔다.

또 삼성선물 삼성투신운용 삼성할부금융에 이어 최근 삼성투자신탁증권
(구 동양투신)을 인수함으로써 보험을 중심으로한 선진형 종합금융그룹으로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출과 투자 등을 통해 가계자금 및 산업 자금 특히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특히 내수산업 성격이 강한 생명보험산업의 국제화를 이끈 주역으로서
이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지에 투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태국에
합작사인 시암삼성을 세워 국내보험사의 해외영업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와함께 세계최대 생보사인 일본생명의 최고 경영진과 상호방문, 공동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톱 교류회를 만들어 국내 보험산업의 국제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요즘 사회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 사회봉사단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그룹 차원에서 펼치는 자원봉사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9월 이 회장은 미국 자원봉사연합회인 촛불재단
(Points of Light Foundation)으로부터 해외부문 최우수 자원봉사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삼성생명 공익재단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삼성의료원을 보다 발전시키고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는 실버타운 건립과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를 위한 탁아시설을 확대해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복지수준을 높이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험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 송재조 기자 songja@ >

[ 삼성생명 개요 ]

<> 설립 =57년 5월
<> 자본금 =9백36억원
<> 총자산 =33조1천7백억원(98년3월말 기준)
<> 매출 =19조5천6백억원
<> 점포수 =지점 1백37개 영업소 1천8백35개

[ 이수빈 회장 프로필 ]

<> 39년생
<> 서울대 경제과졸
<> 제일모직 사장
<> 제일합섬 사장
<> 삼성항공 사장
<> 제일제당 사장
<> 삼성생명 사장
<> 삼성그룹 비서실장(부회장)
<> 삼성생명 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