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은 지금까지 적정한 수준에서 움직여 왔는가.

EABC(Euro-Asian Business Consultancy)의 OMJ(One Million Jobs.1백만
일자리 만들기)보고서는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한다.

OMJ보고서는 지난 70년대이후 한국의 거시경제 환경을 분석한 결과 20여년간
원화가치가 실제보다 높게 평가돼 왔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정부의 환율정책은 지난 70~80년, 그리고 89~97년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경상수지 적자누적 <>수출산업의 경쟁력 상실 <>국내자본 이용 대신
해외차입 조장 <>경쟁력있는 국내기업 육성저해 <>외국기업에 대한 진입규제
영구화 <>높은 이자율 등이 그것이다.

관료들이 집착한 "원고정책"은 거미줄같은 규제망과 뒤얽히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Fundamental)을 약화시키고 건전성장의 발목을
잡아버린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적정 환율에 접근할때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건전하게
성장했다.

80년대 초.중반의 환율과 경제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환율메커니즘이 자유화된 현재 상태에선 한국은행이 중재자로 즉각
나서야 한다.

그래야 최대의 효율성을 달성할수 있다.

OMJ보고서는 자유시장체제에서도 적정 환율을 유지하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원화환율이 고평가됐는지 어떻게 알수 있나=한국과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GDP(국내총생산)디플레이터를 이용해 지수화해보면 금방 알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물가상승률 차이를 고려한 적정 환율(Indexed FX Rate)과
실제 환율(Actual FX Rate)의 움직임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82~87년까지 원화는 물가상승률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정부에서 원화가 어느정도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도록 환율정책을 완화했던
시기다.

이 기간동안 한국에선 무역흑자를 냈다.

이때부터 98년이전까지 무역흑자는 반도체붐이 일어난 94년에만 유일하게
발생했다.

만약 환율이 적정 수준으로 변화됐다면 한국경제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균형 환율은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뤘을 때의 환율이다.

따라서 지난 27년동안 균형 환율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적정 환율이 뒷받침됐다면 한국도 일본 대만 중국 등의 경우처럼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환율은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보다 빨리 성장했을 경우에만 정당화
될수 있다.

생산성을 적절하게 측정하는 척도는 근로자 1인당 실질GDP성장률이다.

이 수치는 노동부 한국생산성본부 등 정부기관에서 공식발표한 생산성지표
보다 훨씬 느리게 성장했다.

한국은 연간 4.5~5.5%인데 반해 미국은 1~1.5% 수준이다.

한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높지만 적정 환율과 실제 환율간의 괴리현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단지 그 차이가 줄어들 뿐이다.


<>수출산업의 경쟁력 상실=노동집약적인 수출중심산업은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이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일본과 이탈리아는 세계 최대의 섬유 수출국이지만 동시에
G7회원국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적정 환율을 유지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노동집약적 산업은
초창기부터 경쟁력을 상실했다.

투하된 자본도 손실을 입었다.

기업들은 잃어버린 경쟁력을 신속하게 끌어올릴 밑천마저 날려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쟁력이 회복될 경우 새롭게 창출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져
버렸다.

최근의 급속한 원화 평가절하는 오래된 산업도 수출증대에 기여할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양돈업처럼 전혀 경쟁력없는 것으로 여겨진 산업도 유력한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할수 있다.


<>경쟁력있는 국내기업 육성저해=무역통계를 보면 일본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한국은 주요 기계장비 생산국이지만 자본투자를 할때엔 어김없이 대규모의
기계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소비재를 수입할때 들끓던 비판여론도 자본재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선
잠잠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더많은 기술 축적과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한다.

반면 대기업그룹들은 자동차 조선 전자제품 등 최종 소비재산업에 과잉투자
하고 있다.

경쟁력있는 중간재나 부품산업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소기업들은 더 많은 기술축적과 정부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상황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환율정책에서 기인한다.

낮은 환율은 값싼 외국 자본재를 들여오게 하는 촉매제다.


<>외국기업에 대한 진입규제 영구화=정부와 산업관련단체들은 국내 산업에
대한 보호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시장개방을 미뤄왔다.

올해로 끝날 예정인 수입다변화정책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모두 원화가 과대평가되면서 야기된 현상들이다.

정부는 그동안 규제장벽 뒤에서 비효율적인 산업을 만들어내는데 열을
올렸다.

관료들은 그러한 산업이 근로자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최선책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들이 보호한 일자리는 가치파괴적인 것이었고 다른 분야에 필요한 자본이
그 기업들로 흘러들어갔다.

우리에게 가치창조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줄 외국 기업들은 발붙일 틈도
없었다.


<>높은 이자율=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정책협의에 따라 환율을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이자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높은 이자율은 무더기 기업도산으로 인한 산업 공동화와 과잉수요로
이어졌다.


<>해외차입 조장=한국의 은행과 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돈을
빌리는데 매력을 느껴왔다.

국내 자본보다 이자율이 싸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은 해외차입을 부채질했다.

이로인해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대규모 해외부채와
이자부담을 안게 됐다.


<>향후 전망=아직도 원화가 달러당 8백원선으로 되돌아가고 기존의
경제시스템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원화가치가 그렇게 조작된다면 실업자 양산과 가치파괴적 시스템으로의
회귀만을 조장할 뿐이다.

OMJ보고서는 정부가 적정 환율 유지를 중대 정책과제로 삼아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렇게 되면 수출입 부문에서 대규모의 가치창조적인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한 외자 유치와 외국 기업의 생산거점 이전도 촉진할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이 서비스와 제조업 분야에서 동북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 정리=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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