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스(대표 김형순)는 컴퓨터로 전화망에 지능을 부여하는 CTI(컴퓨터전화
통합)시장에서 국내 최고업체로 우뚝 선 벤처기업이다.

지난 96년이후 삼성 LG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가 기술제휴를 하자고 손을 내밀
었을 정도다.

로커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CTI 기술력 2위 업체로 조사됐다는게 이유였다.

로커스의 힘은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성장세에서도 읽을수 있다.

지난 90년 창업 첫해 3천만원이던 이 회사 매출액은 96년 50억원, 97년
1백82억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IMF(국제통화기금)한파가 몰아친 올해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다.

금년 매출액은 3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로커스의 강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주력사업인 CTI가 신규 아이템이었던 때문일까.

물론 미개척분야이기때문에 어려움도 컸지만 시장선점 효과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업초창기때 얘기일뿐이다.

김형순 사장은 "CTI는 통신망의 주류기술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가세,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황금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
다.

이런 상황변화에도 로커스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은데에는 물론 매년 매출액
의 10%이상을 투자하는 기술개발 노력이 한몫 했다.

그러나 "열린 경영문화"가 더욱 큰 기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열린 문화는 워크숍이 많다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좋은 회사가 강한 회사"라고 강조한 김 사장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두달에 3회이상 다양한 워크숍을 갖는다"고 말했다.

주말을 이용하는 워크숍은 끝나는 시간을 정하지 않는다.

밤새워 토론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내 고객인 타부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물론 외부 고객
에 대한 시각을 일치시킴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김
사장은 평가했다.

기술과 마케팅의 조화 역시 로커스를 강하게 만든 비결중 하나다.

기술교육회의나 영업전략회의가 열릴 때면 영업과 기술인력은 각각 상대
회의에 참석한다.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인재 육성도 로커스를 강하게 만든 배경이다.

직원이 불과 40명일때 교육 전담 직원을 두기 시작한 로커스는 "로커스
유니버시티"라는 학점 이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이 회사는 CTI 기술인력을 여느 업체보다 많은 54명이나 두고 있다.

차세대 지능망장비 국책연구개발사업(AIN-IP프로젝트)은 로커스를 더욱
강하게 만들 밑천이 될 전망이다.

기업 단위의 사설전화망에 적용해온 CTI기술을 공중망 단계에서 구현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 LG 대우 등 대기업과 나란히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쯤 지능망장비의 상용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로커스의 사업영역은 공중망 시장에까지 확대된다.

이 회사는 그러나 국내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연내에 중국과 동남아지역에서 큰 수출건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 CTI란 ]

CTI는 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의 약자.

컴퓨터와 전화를 결합,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통합
기술.

예컨대 컴퓨터가 교환원 역할을 대신 하는 것은 물론 교환원이 하기 힘든
작업까지도 전화망에서 자동처리토록 한다.

콜센터 폰뱅킹 홈쇼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사설교환기가 설치된 기업의 사설전화망에 적용하는 것을 주로 말하며
공중망, 즉 전화국의 교환기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능망으로 불린다.

지능망은 전자투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