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R&D 체제는 세계경영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경영의 테두리를 넓혀 세계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세계경영의 원칙이지
않습니까"

심봉섭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장(전무)은 자본 인력 시장뿐만 아니라 기술
까지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소싱해야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로 살아남는다는
점이 대우가 글로벌 R&D 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게 된 이유라고 강조한다.

"지난 92년 제너럴모터스(GM)와 결별한 이후 대우의 최대과제는 기본적인
라인업을 갖추기 위한 3개 모델의 신차개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한개 차종씩 개발하기에는 시장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었지요.

대우가 선택할 길은 3개 차종을 동시에 개발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3개 차종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글로벌 R&D 네트
워크 체제 구축이었던 셈이다.

94년 영국 IAD그룹의 자동차설계 용역회사였던 워딩연구소를 2백여명의
기술진과 함께 인수했고 95년 독일에 엔진과 트랜스미션 개발을 전담하는
독일연구소를 독자 설립한 이유다.

이 연구소들이 국내의 고등기술연구소 부평기술연구소와 연결고리를 맺으
면서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로 이어지는 "3총사"와 막내인 마티즈를 탄생시키
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심 전무는 이런 작업 없이는 지금의 대우자동차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
한다.

"대우 R&D의 독창적인 조직문화인 프로그램 매니저 제도와 연구소간의
적절한 연구 분담, 각 연구소를 하나로 묶는 전산 네트워크가 신차개발의
주역입니다"

릴레이 연구시스템을 강조하는 심 전무는 앞으로 모든 신차의 개발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오는 2000년까지 매출액의 8%를 R&D에 투입하고 연구인력도 지금의 5천5백
명에서 7천명으로 늘리게 됩니다.

또한 각 생산거점내의 생산기술연구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요.

2000년대 2백50만대의 생산체제를 완성해 세계10대 자동차메이커가 되기
위한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