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정보통신의 출발점이자 꽃으로 불리는 컴퓨터.

개인용 컴퓨터(PC)가 TV나 자동차처럼 널리 보급되고 가정 필수품처럼
여겨지게 되면서 일각에서 "PC는 발전과정의 끝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면만 본 데서 나온 단견이다.

PC의 원리를 이용한 갖가지 소형 핸드헬드(Hand-held)제품과 차량용
컴퓨터는 이제 막 시작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표적인 휴대형 PC관련 제품은 핸드PC(HPC), 스마트폰 팜PC,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등.

세계적으로 히타치 필립스 NEC 카시오 등 10여개 업체가 관련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올해 세계시장 규모는 약 10억달러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세미코 리서치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HPC
스마트폰 등 휴대형 정보기기 매출규모는 2003년 7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형 제품 대중화에는 우선 기업체가 앞장서겠지만
2002~2003년께에는 일반 소비자의 구매도 늘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점은 인터넷의 확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고자 하는 욕구가 휴대형제품의 판매를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핸드PC의 기본 개념은 손바닥 크기 정도로 작은 기기에 워드프로세서
문서작성 인터넷조회 자료전송 등 PC의 주요 기능을 담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는 대표적인 휴대형 제품은 스마트 폰.

휴대전화와 PC를 결합한 제품이다.

평소에는 휴대전화로 쓰다가 옆면을 열면 휴대형 PC로 사용할수 있다.

이동중에도 무선으로 인터넷 PC통신 팩스 등을 이용할수 있다.

무게는 2백97g으로 휴대전화 초기 모델 수준이다.

삼성은 손바닥만한 PC인 "센스 팜"도 내놓을 예정이다.

키보드없이 펜으로 화면을 눌러 입력하는 방식으로 정보검색 기능이
강화돼 있다.

가격은 40만~50만원선.

삼성은 96년부터 휴대폰에 전자수첩 기능을 더한 PDA를 삼성생명 등
계열사내 보험설계사에게 지급, 활용토록 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PC통신 음성메모는 물론 워드 엑셀 등 문서작성용
소프트웨어를 담은 70만원대의 HPC(모빌리안 II)와 PDA(멀티X II)를
내놨다.

대우통신은 들고 다니면서 현 위치에서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를 알아볼
수 있는 장치인 "PNA(휴대형 항법시스템)"를 개발했다.

차량항법장치 오디오 컴퓨터가 하나로 결합된 차량용 컴퓨터
(카 내비게이션장치)는 삼성전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이 10월중 개발제품을
내놨으며 내년초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제품을 활용하면 달리는 차 안에서 전자우편을 주고 받을수 있고
차량의 위치와 목적지까지 경로를 알아보고 라디오 CD플레이어를 통해
음악도 즐길수 있다.

이들 휴대형 컴퓨터에 핵심요소로 꼽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CE.

HPC 스마트폰 카 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휴대형제품이 MS의 윈도CE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컴퓨터에서 윈도95나 윈도98제품이 갖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반발도 적지않다.

최근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휴대전화업체 3곳은 영국의
컴퓨터업체 "사이언"과 함께 "심비안"이라는 휴대형컴퓨터 업체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윈도CE가 아닌 자체 OS를 쓴다.

3개 업체의 몫을 합했을 때 시장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50%에 달하는
이 거대연합은 당연히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들의 출현 자체가 휴대용 PC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데스크톱 PC가 계속 저가화되면서 관련업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업계의 경쟁과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주요부품 가격 인하로 PC값이
계속 떨어지자 인터넷을 비롯한 파생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올 가을 컴팩 HP IBM 등 세계적인 PC업체들은 알타비스타나 야후 등
인터넷 검색엔진과 아마존 등 인터넷상거래 서비스에 빠르게 접속할수 있는
전용버튼을 키보드에 넣은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PC업체는 이로 인한 서비스 이익금의 일부를 나눠갖게 된다.

하드웨어 가격 인하분을 서비스에서 보충한다는 전략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