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는 부천 SK축구단의 김기동(27) 선수를 응원하는 팬클럽모임이다.

주말에 축구경기를 안보고는 살 수 없는 타고난 축구광들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우리 동아리는 SK축구단의 공식지원단 모임인 "헤로메스" 회원중 11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연습생으로 출발해 부천 SK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김선수의 "성공인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프로야구의 장종훈 선수와 비교되는 김선수는 성실성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캐스퍼"란 이름은 김기동 선수의 장난기있는 행동이 영화속 아기유령
캐스퍼와 비슷해 붙였다.

마침 김선수는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우리의
성원이 더욱 필요했다.

아쉽게도 프랑스본선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기회는 또 올 것이라 믿고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컴퓨터통신 하이텔과 유니텔의 축구동호회 안에 김선수 방을 개설해
축구와 김선수에 관한 글을 많이 싣고 있다.

경기가 있을 때는 어김없이 모여 현수막을 내걸고 열렬히 김선수를
응원한다.

또 국내 선수팬클럽으로서는 최초로 김선수의 모습을 새긴 배지와 응원용
티셔츠를 만들기도 했다.

한해에 3~4번 정도 정기모임을 갖고 가능하면 김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층이 10대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것도 우리 모임의
특징이다.

중.고등학생 회원들에게는 아버지뻘 되는 대림엔지니어링 최원준(38) 차장이
최고령자.

대형유조선 선장인 양광성씨도 역시 30대 후반의 "아저씨"다.

가장 두터운 연령층은 역시 20대.

어느 정도 시간여유가 있는 대학생 회원들은 지방경기까지 따라간다.

1박2일 일정으로 구단버스에 동승하기도 한다.

이렇듯 열성적 회원들 덕택에 우리 모임의 인원은 40명으로 늘어났다.

모임때마다 거의 모든 회원들이 참여, 여간 흐뭇한 게 아니다.

지금은 인터넷사이트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한 없이 빠지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또 있겠는가.

이희천 < 축구팬클럽 캐스퍼 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