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의 대명사, 자사브랜드 수출의 개척자, 여성패션 마케팅의
교과서...

여성복 전문업체 데코의 간판브랜드 "데코"에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지난 20년간 부동의 톱을 지키며 쌓아온 기록들이다.

데코가 첫 출시된 것은 지난 78년.

올해로 스무해를 맞는다.

유행에 민감한 여성복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장수 브랜드다.

더욱이 톱브랜드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업계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다.

인기브랜드의 척도인 롯데백화점(본점)에서 올 1~8월까지 데코가 올린
매출은 16억8천만원.

여성복 부문에서 단연 1위다.

물론 2~3년전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매출이다.

그러나 IMF이후 의류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데코의 선전은 단연 두드러진다.

비결은 어딨을까.

우선 데코의 옷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형 디자인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시즌마다 유행하는 패션을 적절히 가미해 지루함을 없앴다.

유행의 급류 속에서 기본 스타일을 지키면서도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과학적 마케팅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데코는 팀웍이 좋다.

10년이상 일한 장기 근속자가 많은 덕분이다.

결재라인이 짧아 의사결정도 빠르다.

그래서 주단위 상품기획이 가능하다.

데코 제품의 추가생산 여부는 월요일에 결정된다.

옷장사의 대목인 주말을 지내보고 잘 팔린 옷에 대해서는 월요일에
추가생산 주문을 낸다.

판매성적이 부진한 옷은 소재를 바꾸는 등 대안을 찾아 즉시 실행한다.

옷의 스타일별로 작성되는 "족보"는 데코의 큰 자산.

주단위로 어떤 옷이 잘팔렸는지, 안팔렸는지를 추적하고 이유를 분석해
데이터로 만들어 놓았다.

데코의 디자이너들은 1달에 2번씩 리포트를 써 낸다.

시즌마다 경쟁브랜드를 1~2개 선정해 데코제품과 비교 분석하는 것.

남의 제품을 거울삼아 데코의 강약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데코가 해외시장 개척의 선구자로 나설수 있었던데는 이런 "실력"이
기초됐다.

데코는 지난 94년 1월 중국 톈진에 "데코 복장유한공사"를 설립,
자사브랜드 수출의 길을 열었다.

그이후 유럽(95년), 일본(96년), 미국(97년)에 잇달아 현지법인을 설립,
선진시장 공략에 나섰다.

수출품은 물론 "데코"브랜드가 달린 옷.

기본형 스타일을 기본으로 한 뛰어난 제품력과 과학적 마케팅.

이것이 데코를 장수 톱 브랜드로 키워낸 저력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