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듯 폭우가 퍼부은 지난 여름 많은 이재민이 생겼다.

폭우가 멈춘 며칠뒤부터 각 언론기관은 수재의연금 모집에 들어갔다.

경기불황의 여파로 수재민돕기 열기는 미지근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한국인은 특유의 뜨거운 정을 쏟아 오히려 다른 해보다도 더 많은
금품을 냈다.

여기엔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성원도 큰 몫을 했다.

가전업체인 필립스코리아는 회사명의로 기탁한 1차분 2천만원에 이어
임직원이 모은 성금을 기탁했다.

이어 프랑스 롱프랑그룹 모토로라코리아 휴렛팩커드 등 상당수의
외국계기업이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언제부터인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엔 외국기업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이들 활동은 사회봉사 문화행사후원 환경정화 등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오스람과 한국코닥은 대학동아리행사나 학회지발간 문화공연 종교단체
행사에 활발한 후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코리아와 LG칼텍스 등은 6월15일 환경의 날에
한강변청소를 했다.

레고코리아는 매년 백혈병어린이돕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같은 사회봉사활동은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

외국계기업이 그 사회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적극
실천한다.

현지인과 자연스럽게 동화, 마찰을 없애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 대한축구협회와 공식 후원계약을 맺은
한국코카콜라의 짐 하팅 사장은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코카콜라의 전통"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올림픽 월드컵등 스포츠행사나 각종 문화 예술행사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일본업체들은 아예 현지에 진출하기전부터 사회봉사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컨대 인도에 진출하기에 앞서 힌두교사원의 행사에 헌금을 한다든지
지역주민 체육대회나 하키팀에 후원금을 낸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물론 여기엔 회사명을 알리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일본업체가 진출하기도 전에 회사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성장한다.

이들이 나중에 어떤 제품을 살지는 자명하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기업이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이는 동안
한국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등의 와중에서 이런 활동을 대폭 줄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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