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컴퓨터는 외국의 대형 전자.정보통신 업체중 우리나라 제품을 구매하는
물량이 많은 "큰손"으로 손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억달러에 이어 올해는 16억달러어치의 컴퓨터관련
부품을 국내 업체들로부터 구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이 액수가 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컴팩이 우리나라에서 사가는 제품의 수량과 액수는 컴퓨터업계에선 단연
최고다.

이 회사가 이렇게 많은 물량을 우리나라에서 아웃소싱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컴팩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인용 컴퓨터(PC)를 판매한다.

97년 한해에만 1천3백만대의 PC를 팔았다.

이는 전세계 PC시장의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대형 컴퓨터의 하나인 PC서버 부문에선 35%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많은 물량을 만들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세계적으로 컴퓨터 업계에서는 한국이 주요 부품 공급지역이라는 것이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컴퓨터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주요부품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
CD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니터 TFT-LCD 등이다.

인텔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CPU를 제외한 다른 품목의 경우 모두 국내
업체들의 생산량이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물론 품질로도 인정받고 있다.

대만도 우리와 비슷하게 대형 컴퓨터업체의 부품 조달기지로 알려져
있지만 분야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메모리반도체 CD롬 HDD TFT-LCD 등 핵심부품 쪽이라면 대만은
모니터와 PC완제품(조립품)을 수출하는데 주력한다.

또 대형 PC업체들은 대부분 주요부품을 사들인 뒤 이를 조립하거나 아예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완제품을 사들여 판매한다.

한국 제품이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지니면 자연히 많은 양의
부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한국컴팩컴퓨터 국제구매본부(IPO) 관계자는 "대부분 컴퓨터 업체들은
처음 파트너십을 맺을 때는 이것저것 신중하게 따지게 된다"며 "그 다음에
별 문제가 없으면 관계를 오래 지속한다"고 말했다.

품질 등으로 신뢰만 쌓아가면 부품공급 규모를 계속 늘려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컴팩은 지난 82년 PC전문업체로 출발해 최근 탠덤과 디지털 등 대형
컴퓨터업체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현재 IBM HP와 함께 대표적인 컴퓨터업체로 꼽힌다.

한국컴팩의 강성욱 사장은 "고객들이 요구하는 토털 컴퓨팅 솔루션을
공급해 2001년엔 종합 정보기술(IT)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