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인이 국내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10년전부터다.

그 이전에도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어 왔지만 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무렵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앞다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그러나 지나치게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부유층은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최고급 수입
자재를 무분별하게 들여와 지탄의 대상이 됐었다.

이런 거품은 IMF 관리체제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걷혔다.

그렇지만 경기침체는 인테리어 업체들엔 너무나 고통스러운게 현실이다.

건설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테리어 업계는 안타깝게도 최근 매우
위축돼있다.

대표 주자였던 탑인터내셔널과 민인터내셔널이 올들어 연달아 쓰러지며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다행히 두 회사는 사태를 수습하고 현재 활동을 재개한 상태.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에게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던 두 회사의 시련은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전문화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주택 관공서 카페 사무실 등 전문 분야별로 특화해야 앞으로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징없는 업체는 더이상 발 붙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사우나 수영장 등의 인테리어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주)우원디자인은
대표적인 전문화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불황을 이겨나가려는 움직임도 있고 몇몇 소규모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인테리어 디자인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직 많다.

우선 디자인과 시공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은 시공을 맡은 업체가 당연히 디자인은 공짜로 해주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보통이다.

사정이 이러니 디자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리 없다.

디자인만 전문으로 하는 것은 지명도가 높은 몇몇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특수한 경우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디자인에서 시공까지 모두 거쳐야 시야를 넓힐수
있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디자인이 창조하는 부가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국내 인테리어 디자인의 수준 향상은 요원하다고 전문가들
은 입을 모은다.

디자이너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것도 바로 잡혀야 할 부분
이다.

건축주는 불과 몇일만에 괜찮은 디자인을 뽑아 달라고 요구하기 일쑤다.

시간에 쫓기는 디자이너는 결국 오래 고민하지 않고 늘 해오던대로 디자인
할수 밖에 없다.

새롭고 창조적인 작품이 나올리 만무하다.

현재 실내장식및 관련학과는 전국 50여개 대학에 개설돼 있다.

대학원도 20개가 넘는다.

여기서 배출되는 학생은 매년 3천명이상.

하지만 아직 이들을 수용할 만큼 국내 시장이 크진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 경제가 불황의 긴 터널을 빨리 벗어나 창의력과
앞선 감각을 지닌 젊은이들이 마음껏 활동할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