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로 우리 군은 창설 50주년을 맞게 됐다.

특히 올해는 국방을 포함한 국정 전부문에서 총체적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50년 현대사의 흐름속에서 한때 성역으로까지 인식되었던 우리 군은
이제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4성장군으로서 32세의 젊은 나이에 참모총장을 지내고
4대 합참의장과 5개국 대사, 19대 교통부장관 등을 거쳤던 군의 대부 백선엽
(77)예비역 대장을 만나 건군50년을 맞는 감회와 군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건군 50주년을 맞은 감회가 남다를 텐데.

"한마디로 감개무량하다.

우리 군은 건국초기 아직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전에 6.25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겪었다.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갔던 우리 군의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안위를
지켰다.

그리고 이제 50년의 세월이 흘러 성년의 국군으로 서게됐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군이 현대사에서 갖는 의미는.

"군은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개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모든 가정에서 군인을 배출했다.

이는 전국의 가가호호 모두가 국방의 역군이 됐다는 것을 뜻하며 군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우리 국가의 안위는 결국 모든 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아직도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개발을 추진하는 등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국민들이 기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도 군비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북한은 1백만명이 넘는 현역군인과 예비군 8백만명을 육성하고
유도탄과 핵개발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경협추진 등으로 점차 호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가안보의식을 더욱 고취, 불의의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

-성년이 된 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국군은 전쟁을 억제하는 정예군으로써 국민의 바램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군대라는 인식을 항상 간직하고 국토방위에 혼신의 역량을 다해야
한다.

우선 군은 각종 장비를 현대화, 정예군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해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신적 무장이다.

정신력이 앞설 때 전력은 더욱 증대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국가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데.

"제2국난이라는 IMF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쟁을 이겨낸 불굴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월남은 패망했으나 우리는 6.25를 견뎌냈다.

이러한 자세라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엔 어떤 일을 하나.

"한국전쟁 기념사업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차관급 6명을 포함, 총19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6.25의 의미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유럽에서는 2차 대전후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기념해 대대적 행사를 가졌던
경험이 있다.

우리도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청소년의 국방의식을 고취하고
참전자들의 위상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