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시중은행의 노사분규가 29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따라 금융사상 초유인 은행총파업을 피할수 있게 됐다.

또 정부의 1단계 금융구조조정 마무리작업도 원활히 진행돼 본격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수 있게 됐다.

류시열 제일은행장과 추원서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은 29일 오후
서울명동소재 은행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인력감축비율과 퇴직
위로금 지급규모에 대해 완전 합의했다"며 "조건부 승인 7개 은행과 서울
제일 등 9개 은행 노조의 총파업을 모두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은행노사는 직원감축비율의 경우 97년말 대비 32%로 합의했다.

이로써 올해안에 추가로 줄여야할 9개은행 직원수는 당초 1만3천여명에서
9천2백여명으로 줄었다.

노사는 또 직급에 따라 9-12개월치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9개 은행 인력감축을 둘러싸고 9월 한달동안 끌어왔던 노사갈등은
완전 해결됐다.

이번 노사갈등의 평화적 해결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우선 파국만을 막기위한 노사정 3자의 끈기있는 노력은 평가받을만 하다.

정부는 당초 "40% 직원감축과 3개월치의 퇴직위로금지급"을 고수했다.

그러나 "노사합의 존중"으로 방침을 바꿔 평화적 타결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노조도 파업만은 막자는 공감대에 따라 밤을 새워가며 협상을 계속했다.

이 결과 9개 은행의 감원예정인원을 1만3천여명에서 9천2백여명으로 줄이는
개가를 올렸다.

이번 은행노사갈등 봉합은 금융구조조정 마무리와 경기부양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눈이었던 인력감축문제가 해결된 만큼 정부는 예정대로 이달말까지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경기부양을 꾀할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은행총파업사태가 주는 교훈도 많다.

대외신인도저하가 우선 그렇다.

정부가 인력감축방침을 노조의 힘에 의해 어쩔수 없이 후퇴한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부의 구조조정의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또 노사관계에 "힘으로 밀어부치면 된다"는 선입견을 심어준 것도 문제다.

파업이란 극단적인 수단을 들고 나오면 정부의 의지도 꺾을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한 것이어서 다른 기업의 직원정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거래고객이다.

고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돈을 제때 찾을수 있을까"하고 고민해야 했다.

이제 은행노사가 고객들의 애태움에 보답해야할 차례다.


[ 은행 총파업 타결의 장단점 ]

<>.긍정적 효과

- 금융시스템 정상가동
- 인력감축 합의로 금융구조조정 마무리 가능
- 제일/서울은행 매각여건 조성
- 정부 양보로 노조명분 확보

<>.부정적 효과

- 정부의 인력감축 원칙 훼손
- 외국인 투자자의 신인도 저하 가능성
- 퇴직위로금 증가로 국민부담 증가
- ''세과시'' 노사관계 정착 우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