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한 < 합성연구소 박사 >

카프릴(성분명 캅토프릴)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를 저해하는 고혈압 및
울혈성심부전 치료제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보령제약이 국내최초로 합성에 성공했고 세계 9개국에서 제법특허를
인정받았다.

고혈압 치료제로서는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이기도 하다.

지난 84년 제법특허로 국산화에 성공,미국 일본 등 주요선진국에 특허를
출원 등록했다.

이에 원 개발자인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사(BMS)는 미국 정부를 통해
지난88년 슈퍼301조를 동원, 한.미통상마찰까지 일으켰으나 국제특허분쟁에서
승소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미약했던 국내 신약개발능력으로 거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해
이겼다는 것은 국내 신약개발사에 하나의 전기로 기록될만하다.

보령제약 중앙연구소는 지난 82년 연구에 착수, 10억여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원료합성에 성공했다.

임상시험결과 모든 종류의 고혈압에 대해 치료효과가 높았고 치료범위도
넓었다.

안전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프릴은 고혈압 신부전증 치료의 1차 선택약이다.

경증 중등도 중증 등 증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또 본태성 신성 신혈관성
악성 등 고혈압의 발병원인과 무관하게 폭넓은 강압효과를 나타낸다.

이는 카프릴이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안지오텐신의 생성을
억제해 다른 혈압강하제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카프릴은 올해로 발매 10주년을 맞았다.

전문치료제로는 드물게 연간 90억원의 매출실적과 해외 6개 지역에 1백만
달러어치가 수출되는 실적을 올렸다.

현재도 7개국과 수출상담을 진행중이다.

처방건수로도 30만명의 환자에게 4백50만건이 처방되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는 지난 93년부터 선발주자인 BMS를 누르고 선두자리를 확보했다.

캅토프릴의 국산화에 이어 최근엔 서방형 제제의 개발에 들어갔다.

점막부착성 재료를 사용해 위장관내 체류시간을 연장하고 약물이 서서히
방출될수 있도록 고분자물질로 캅토프릴 성분을 감싸 매트릭스화함으로써
약효가 24시간 지속되도록 하는 제제다.

심장순환기 분야에서는 최초의 서방형 제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재
임상시험을 마치고 시판을 위해 생산설비를 준비중이다.

카프릴 서방형 정제가 내년부터 발매되면 향후 10년동안 연간 50억원의
매출이 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고혈압제 국내시장은 현재 연간 7백억원대 규모로 칼슘길항제 2백20억원,
ACE저해제 2백억원, 베타교감신경차단제가 1백40억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순환기질환치료제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카프릴 서방형
정제의 전망은 밝다.

이밖에 캅토프릴의 원가절감과 수출촉진을 위한 공정개선 연구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이용해 순환기 계통의 신물질신약과 개량신약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