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분열과 융합, 그리고 진화"

지금 통신서비스 시장에 일고 있는 대변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상상속에서 존재하던 서비스가 현실화되고 있고 기존 서비스와 연관되면서도
차원을 달리하는 파생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서비스간 영역구분이 없어지고 있고 보다 고등화된 서비스
로의 변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치 생명체가 끊임없이 세포분열하면서 성장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통신서비스의 빅뱅은 두말할것도 없이 사업자간 경쟁에서 비롯된다.

"1사 1서비스"라는 독점구도는 깨진지 이미 오래됐다.

최근에는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져 사업자들이 생존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생존경쟁의 초점은 부가 서비스개발에 맞춰져 있다.

하나의 통신서비스에만 가입하면 다른 서비스도 모두 제공하겠다는 태세다.

자연히 다른 통신분야의 주력 서비스를 자신의 서비스범위로 서로 끌어
들이는 양상이다.

서비스 차별화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너나없이 진흙속 보석같은 서비스를 찾아내 단번에 통신서비스 시장의
"강자"에 오르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현상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동전화 무선호출 무선데이터 주파수공용통신(TRS) 등은 이미 서비스영역
구분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상대방의 주력 서비스를 자신의 부가 서비스로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가령 이동전화 가입자들은 무선데이터 통신을 비롯해 TRS의 핵심서비스인
차량위치추적, 삐삐의 고유서비스였던 음성사서함을 모두 이용할수 있다.

반대로 무전기통신형태인 TRS 단말기를 일반전화망과 연결, 이동전화처럼
사용할수 있으며 삐삐는 무선데이터 영역인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파고들고
있다.

영역허물기에 이은 서비스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그나마 희미하게 남아있는 이통서비스간 경계선은 오는 2000년초 정부의
역무제한폐지방침에 따라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PC통신과 인터넷에 들어가기 위해 굳이 전화선을 찾지 않아도 된다.

무선데이터 통신사업자 뿐만아니라 LG텔레콤 등 일부 이동전화 업체들도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망을 갖추고 있는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모두 올해안에 이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터넷폰과 음성재판매로 대표되는 별정통신은 통신서비스 재편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이미 국제전화 시장에서 무시못할 "작은 거인"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파격적인 요금을 앞세워 기존 국제전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이후 별정통신 사업자들이 대거 국제전화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인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통화요금이 일반 국제전화에 비해 최고 65%이상 싸졌다.

뒷짐을 지고있던 한국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 기존 국제전화 업체들도
틈새시장인 별정통신에 참여, 군소업체들과 마지못한 경쟁을 벌일 정도다.

영화속에서나 볼수있던 별난 서비스들도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위성휴대통신(GMPCS)인 이리듐서비스는 당장 내달 23일이면 이용할수 있다.

사하라사막이나 태평양 한가운데, 남극이나 에베레스트산에서 통화하는
장면을 곧 보게 될지도 모른다.

72개의 인공위성으로 짜여진 통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세계 어디에서나
통화가 가능하다.

전세계 통신업계는 한걸음 더 나아가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통신 SK텔레콤 등이 주축이 돼 IMT-2000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오는 2002년이면 전세계 어디서나 이동전화 단말기를 통해 음성은 물론
데이터 화상까지 주고받을수 있게 된다.

이밖에 올해말부터 서비스되는 종합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영상회의와 케이블
TV망을 통한 원격교육 원격진료 등도 우리의 생활상을 바꿔 놓을 것이다.

이들 이동통신을 중심으로한 통신서비스가 하나같이 단순한 통신보다는
정보기능을 중시하는 것도 뚜렷한 추세다.

무선호출이 이미 정보중심 이동통신서비스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맞춤정보
서비스개발에 나섰다.

한국통신프리텔이 주문형 서비스를 최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이동전화
업체들도 맞춤정보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내달부터 양방한 문자서비스(에어포스트)를 제공하는 에어미디어는
에어포스트를 정보서비스를 규정짓고 증권 등 일부 분야는 맞춤형태로
세분화했다.

통신서비스의 분열과 통합이 빨라지면서 사용자들의 서비스 활용범위는
거의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음성 데이터등을 주고받는 것은 기본이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얻을수 있게 됐다.

정보와 통신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경쟁은 기업들의 경영마인드도 바꾸고 있다.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시각에서 추진하던 서비스개발 고객관리 등을 수요자
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일반적이고 많은 수요자와 관련되지만 깊이가 없어 관심도가 떨어졌던
정보를 소수지만 꼭 필요한 고객에게 맞춰 세분화하고 있다.

"고객관리센터의 상담요원 2백여명 모두에게 책상위에 놓을수 있는 커다란
거울을 모두 나눠졌습니다. 고객에게 전화오면 반드시 거울을 통해 자신의
웃는 얼굴을 확인하고 상담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습니다"

한 PCS업체의 이런 조치는 통신서비스 내용과 함께 달라지기 시작한 통신
업계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