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시는 한때 물 맛이 나쁘기로 유명했다.

인근의 델라웨어강과 스쿠일킬강에서 상수를 취수했는데 두 강 모두 오염
되어 있었다.

1946년 시는 펜실베이니아주 및 뉴저지주와 협력, 상류의 많은 도시로
하여금 하수처리장을 건설토록 하고 공장에서는 폐수를 처리토록 했다.

육군 공병대는 스쿠일킬강의 하상을 정화하기 위해 준설했다.

필라델피아의 모든 하수가 2차 처리됐다.

시민들은 병에 넣어서 파는 물은 살 필요가 없게 됐다.

서울시민과 일부 경기도민의 상수원인 팔당물의 수질이 악화돼 현재 BOD
(생화학적 산소요구량)기준 2mg/l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73년 댐준공때는 맑은 물이었으나 계속 오염돼 90년 BOD 1mg/l에서 더욱
나빠졌다.

관계당국은 나름대로 수질유지에 애를 썼지만 결과는 미흡했다고 아니할
수 없다.

팔당호로 물이 유입되는 수변권역의 배출시설은 90년기준 3.4배가 늘었다.

그러나 하수처리율은 52%에 불과하다.

전국평균 하수처리율이 54%인 것을 감안할 때 팔당물관리는 솔직히 낙제점
이다.

팔당호변과 남.북한강가에 들어찬 식당 러브호텔 등 각종 위락시설은 경관
훼손에다 불쾌감마저 준다.

이 시설들의 배출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은 정말 걱정이다.

물 한컵(1백50cc)분량의 갈비탕국물을 현재의 팔당호 수질정도로 희석시키는
데는 2천7백컵의 물이 필요하다.

김치찌개는 8천7백50컵, 커피는 3천6백컵의 물이 있어야 한다.

환경부가 20일 팔당물개선 특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물관리기구 통합, 보안림 지정, 원수부담금제 도입 등 새로운 내용들이
적지않다.

수계지역 주민과 물을 사용하는 서울시민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상하류
공영시각에서 대책을 마련했다 한다.

지방자치제 도입후엔 환경보다 지역개발에 열심인 인사가 더 인기있는 게
현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이 자연현상에서만 옳은 것은 아니다.

상수 등 우리의 "물문화"를 제대로 가꾸기위해 다시한번 새겼으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