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스탠더드로의 전환 ]]

"한강의 신화는 끝났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궤도를 바꿔라"

21세기를 맞는 한국경제호에 떨어진 과제다.

로컬스탠더드(국내표준)는 물러가고 글로벌 스탠더드(세계표준)가 "21세기
신경제 패러다임"으로 뜨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란 지구촌 시장에서 통용되는 국경을 초월한 규범을 말한다.

경제는 물론 문화와 법률, 의식까지도 세계표준에 맞추라는 요구가 거세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곧 아메리칸 스탠더드"(사노 노무라종합연구소
연구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공산주의가 붕괴된 이후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탓이다.

미국의 신경제론자들은 "세계경제의 모든 길은 미국으로 통한다"고
외쳐댄다.

정치를 상품화하는 워싱턴, 금융의 메카인 월 스트리트, 첨단 정보산업을
주도하는 실리콘밸리 등에서 통용되는 방식은 각 분야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환하기위해 경쟁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구조조정이란 정맥주사를 통해 국내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혈하고 있다.

"IMF는 아시아 환란을 악용해 미국식 경제를 전도하는 무법자"(마틴 펠드스
타인 하버드대 교수)란 평가가 나올 정도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조류에 뒤처지는 국가와 기업은 통상압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다.

국제거래상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한다.

자칫 제도와 규범의 혁신에 소극적이거나 기본역량이 부족한 경우엔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국경제는 "한강의 기적"이란 신화에 매몰돼 세상 흐름에 둔감했다.

로컬스탠더드를 유영하는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렀던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로 이어졌다.

"아시아경제의 기적은 없다"(폴 크루그만 MIT대 교수).

한국의 고도성장 신화는 이제 역사가 돼 버렸다.

후발국들의 성장모델이 됐던 한국경제호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경제가 일본식 모델을 본뜬 성장추구 방식을 고수해 왔기에 더욱
그렇다.

미국식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커다란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빚으로 번영을 빚은 방만한 기업경영이 그렇다.

국가경쟁력과 금융산업구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더드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바이블"인가.

글로벌 스탠더드란 메가트렌드(대조류)를 타야 한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열린 세계경제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지 않을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문화 고용제도 세제 회계등에서 세계화의 급류를 타지 않으면
"국제무대의 외톨박이"로 남게 될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맞춘다고 해서 무조건 한국경제가 한차원 도약하고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는건 아니라는 얘기다.

태국의 예를 보자.

태국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환율제도를 빼고는 가장 개방적인
개도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태국의 관변 이코노미스트들조차 "개방경제가 태국을 망쳤다"고
한탄하는게 요즘 실정이다.

독일의 언론인인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럴드 슈만은 "세계화의 덫"이란
책에서 "세계화의 물결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동시에
경쟁의 이름으로 분열시켜 놓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쟁체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미래엔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패배자가 남을 것이란 주장이다.

조영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스탠더드 그 자체는
한국경제의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를 바탕으로 고유한 핵심역량을 키워야만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한다고 해서 우리 것을 무작정 버릴 경우 "뿌리없는
한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강의 신화는 계속돼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경제의 논리"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글로벌 스탠더드와 한국의 수준 ]]

< 금융 >

<>.글로벌 스탠더드

- 금융기관간 합병 등으로 대형화
- 겸업주의(은행 증권 보험 통합)
- 개방화
- 자율화
- 자산건전성 강화

<>.국내 현황

- 규모열세, 경쟁력 취약
- 분업주의
- 개방화 미진
- 정부개입지속
- 부도사태이후 부실심화

< 기업지배구조 >

<>.글로벌 스탠더드

- 이사회, 감사가 실직적 경영감시
- 소액주주 등 외부견제 활발
- 주주대표소송 활성화
- 경제적인 조직과 법제도 일치

<>.국내 현황

- 감시기능 미작동
- 견제기능 미흡
- 초보적인 주주대표소송 단계
- 지주회사 도입기

< 회계 >

<>.글로벌 스탠더드

- 영미모델
- 기본적으로 공시에 충실
- 실질 지배관계에 의한 연결재무제표
- 세법 상법 등의 영향 미미
- 감가상각 예외규정의 제한 적용
- 자산및 금융상품의 싯가평가
- 사업부문별 구분회계 실시

<>.국내 현황

- 대륙모델에서 영미모델로 전환중
- 제한적인 재무정보 공시
- 형식 지배관계에 의한 연결재무제표
- 세법 상법 등의 영향이 큼
- 감가상각 등의 예외규정 보편화
- 기본적으로 싯가, 예외규정이 많음
- 구분회계제도 규정미비

< 환경 >

<>.글로벌 스탠더드

- 엄격한 환경기준
- 환경친화적 산업구조
- 환경친화적 제품, 공정 요구
- 무역제재 등 강력한 규제수단 발동

<>.국내 현황

- 느슨한 환경기준
- 환경부담형, 에너지다소비형 구조
- 환경친화적 설계생산소재기술부족
- 선진국의 수출주력상품 규제가능성

* 자료 : 삼성경제연구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