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가 성생활 문제로 필자의 진찰실을 방문하면 으레 부인은 남편의
성기능에 분명한 이상이 있다고 한다.

반면 남편은 그렇지 않다거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요즘은 혼전 성경험을 가졌거나 외설스런 매체를 접한 똑똑한
여성들이 무경험의 남편을 평가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접한다.

신혼의 성기능문제는 발기부전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기부전은 일반적으로 70~80%가 신체적 원인에 의한 것이고 20~30%가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신혼때 발생하는 임포텐스는 반대로 70~80%가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이고 20~30%는 신체적 원인에 의한 것이다.

신체적 원인에는 당뇨병, 사고에 의한 음경동맥손상, 뇌하수체종양,
성염색체 이상, 내분비계 이상, 음경발기조직 이상, 음경정맥 이상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신체적 원인 가운데 어느 한가지 이유로 발기부전이 온다고
진단하는 것은 전문의에게 조차도 어려운 일이다.

신체적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은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성기능이 회복됐다고 해서 신체기능이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치료방법에 따라 여성측의 만족여부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가령 음경보형물(음경에 집어넣어 인공발기를 유발하는 기구)삽입수술을
받았다고 치자.

여성으로서는 자연발기가 아니란 점이 불만일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은 코수술 유방확대수술 등 여러 보형물을 넣는 수술을
거리낌없이 받으면서 남성들의 음경보형물에는 거부감을 나타낸다면 이는
형평을 잃은 처사로 볼수 있다.

어쨌든 부부는 사랑이란 두 글자안에 용해되어 서로의 성생활을 도와주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신적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은 사회생활 가족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성생활로 풀어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잠자리로 끌어들일때 생긴다.

발기에 한번 실패하면 재발이 두려워 더욱 긴장하게 되고 드디어 잠자리가
겁나는 식으로 악화된다.

부부간에 인간적 유대감마저 약해지며 불신이 싹트고 스트레스는 증폭돼
악순환이 거듭된다.

이를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성생활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데도 치료되지 않으면 발기유발 자가주사를 실시하는데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신감을 회복해 발기부전의 컴플렉스에서 벗어날수 있다.

어떤 치료도 부부간의 갈등의 골을 쉽게 메울수는 없으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게 바람직하다.

백재승 < 서울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